🎠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화이자 2차 백신 후기 너무 멀쩡해서 이상하다

토리랑영원히 2021. 10. 29.

2차 백신 맞으러 초긴장하고 출동

좀 아까 2시 30분쯤 나랑 동생은 화이자 2차 백신을 맞기 위해 동네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난 백신 때문에 오늘 오후 조퇴를 할 예정이었는데 때마침 비수기라 오늘 하루를 퍼펙트로 쉴 수 있었지만 이놈의 주사 때문에 뒤숭숭해서 별로 마음이 편치를 않았다. 

어릴 때부터 주사 맞는 일을 겁내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신체를 바늘로 푹 찔러야 할 일을 앞두고 있는데 마음이 편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부천역 사거리

 

"왜 그리 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전형적인 길치의 표본이 되어가는 나. 

오늘도 사거리로 나와 반대편으로 길을 가고 있는 나를 내 동생이 막는다. 

 

나이드신 원장님

 

우리가 백신을 맞아야 할 병원은 부천역 사거리에서 가장 좀 통행이 드문 길에 자리잡고 있는 병원이다. 

그러다 보니 근방을 어쩌다 지나는 길에 본 기억은 있지만 막상 이 근처를 지날 때면 차도 근처까지 나와 늘 좌우를 헷갈리는 일이 많은 편이다. 

오늘도 잠시 그 혼돈의 타이밍을 맞이했지만 동생의 발빠른 지적을 발판삼아 무사히(??) 병원에 도착. 

도착하니 원장님이 벌써 환자분들을 진료하고 있었다. 

그래도 지난 번 1차 때에 비하면 원장님이 좀 젊어지신 느낌이었다. 

사실 나랑 동생은 지난 번 1차 접종 때문에 이 병원에 들렀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다름 아닌 원장 선생님 때문에 말이다. 

 

오래된 에어컨

 

1차 때는 아직 진료 시간 전이라 잠시 대기실에 앉아있었는데 한켠에서 산산한 바람을 일으켜주는 에어컨이 너무나도 정감있게 느껴지는 거다. 

그러고 보니 좀 낡았네???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니 에어컨의 중간쯤 보이는 곳에 있는 브랜드 같은 글자가 무척이나 나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GoldStar.......라니.... 

그렇다. Goldstar는 지금의 LG전자의 예전 브랜드명이다. 

새로 시작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지금의 LG로 브랜드명을 바꾼 게 아마 내 기억상으로는 1996년쯤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저 에어컨이 딱 1996년쯤 샀을 것 같지는 않고 80년대쯤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럼 저 에어컨의 나이는 적어도 40대, 바로 저 에어컨이 우리가 맞을 새로운 충격을 미리 말해주고 있었다는 것. 

적어도 지금의 이 자리에서 30년을 전후한 경력을 쌓고 계셨다는 건데...... 

 

노련한 의술

 

9월 이맘 때 1차 때 처음 보았던 이 병원 원장님의 연세는 최소한 칠순은 넘어보였다. 

급히 나오시느라 머리를 묶지 않은 상태여서 더 나이가 들어보였는지도 모르지만 나와 동생은 설마 주사놓을 위치는 잘 보시겠지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대기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적어도 오늘 두번째 보았던 원장님은 적어도 한 달 전보다는 많이 나아보이셨다. 

 

"○○○씨, ○○○씨, 같이 들어오세요." 

 

주사를 맞기 위해 나보다 먼저 의자에 앉은 동생이 주사를 대기도 전에 아~~를 시전한다. 

 

"아직 주사 안놨어요. 혹시 지난 번에 1차 맞고 별 증상 없으셨나요? ^^;;;"

"아, 팔이 좀 뻐근한 것 빼고는 둘 다 아무 일 없었어요. ^^" 

 

예상했던대로 주사는 내가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맞은 주사 중 제일 아픈 느낌이었다. 

 

접종 흔적

 

우리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럼 대기실에서 10분 정도 쉬었다 가시면 됩니다. ^^" 

 

2차에 더 힘들었다는 말들이 하도 많아 조금 긴장을 해서 그런가 10분 정도 앉아 있는데 왜 이리 심란하지... 

그런데 이상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나, 동생, 둘 다 아~무런 증상이 없다. 

심지어 1차를 맞았을 때 생겼던 팔의 뻑적지근함 조차도 없다는 게 이상하다. 

설마 내일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모든 증상이 한방에 밀려오는 것은 아니겠지. 

평소 쉬는 날엔 식사 조절을 잘 못하는 편이라 자주 체하는 편이니 일요일까지 최소한 과식은 피하도록 하자. 

부디 내일 아침에도 무사히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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