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노인 부양 부담을 떠안는 청년층이 생각보다 많다

토리랑영원히 2021. 10. 19.

부모 부양을 거절하는 것이 당당한 시대가 된지가 꽤 오래 됐다. 

요즘 노인이 된 부모를 부양하는 청년층이 아직 있다고 상상하는 것조차 웃기는 세상이 됐으니 말이다. 

예전에 길을 가다 여전히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풍경을 보다가 갑작스레 엄마나 아빠가 아이에게 나중에 크면 엄마랑 아빠, 둘 중에 누구랑 살겠느냐고 묻는데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 가히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있는 집에서는 자기 가족이랑 같이 살거라고... 

그럼 엄마랑 아빠는 자기 가족이 아니라는... 

그 뒤 그 부모의 표정은 차마 보질 못하고 내 갈길을 갔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 전에 유튜브를 보다가 아, 아직 저런 일이 있구나 하는 작은 감동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뉴스를 보게 됐다. 

 

노인 부양 청년 실태
SBS 뉴스 중 한장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꿈으로 가득차 현실에서 열정을 불태웠을 법한 20살 청년들이 갑작스럽게 닥친 악재 속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자신의 꿈과 현실을 희생해 부모, 또는 조부모님을 부양하고 있단다. 

현실에서, 가까운 내 주변, 혹은 인터넷 사이트 각종 댓글에서는 기성세대와 노인들을 자신들의 미래에 발을 얹고 살아갈 민폐객으로 밀어붙이는 글이 판을 친다. 

대개 20대층의 글인데 도대체 그런 자신만만한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가져왔는지 좀 묻고 싶다. 

나도 언젠가부터인가 요즘 젊은 층들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내가 여지껏 땀흘려 일해온 댓가 중 아무 상관도 없는 청년들을 위한 무슨무슨 지원 대책으로 흘려나간 게 도대체 얼마인데.... 

그렇게 이제는 직장에서 바로 곁에서 일하는 아무 상관없는 동생들까지 괜히 째려보게 된다. 

(솔직히 속으로는 이것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니...)

 

자료 사진
노부모의 부양을 떠안는 청년들 실태

 

하지만 여전히 정부에 의존할 수 없는 청년들이 있다?

아직 어느 날 갑자기 집안의 모든 부담을 떠안게 된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이는 청년들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 생각이 바뀐다. 

때에 따라서는 부모를 모셔야 하는 자식들은 어딘가에서 소식이 끊어지고 그 다음 자식들이 자신의 조부모를 부양하게 된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예전부터 어린 나이에 집안의 된 이야기는 많이 있었지만 요즘은 특징이 너무 다르다. 

모든 것이 발전된 시대이면서도 정작 그 혜택이 돌아가야 할 곳은 안 가고 굳이 그 혜택을 받을 필요가 없는 가정에서 이리저리 편법을 동원해 그 혜택을 독식하는 경우도 많다. 

 

할머니 식사 챙겨드리는 손녀
할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한 손녀

 

예전엔 일단 일할 마음이 있으면 주변 공장에 이력서를 내고 당일부터라도 일할 수 있는 시대였지만 청년 구직대란 사태에 빠진 요즘 어디 가서 일할만한 데 찾기도 힘들고 행여나 부양해야 할 가족, 특히 노인이 함께 있다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송두리째 포기해야 한다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맞닿아 있는 셈이다. 

거기다 극히 미약한 정부의 혜택이라도 받으려면 정부가 정해둔 일정 조건을 넘으면 안된다는 것은 정말 터무니 없는 함정과도 같다. 

가족을 위해, 현실을 위해 조금이라도 경제력을 더 살려도 모자라는 판국에 한달 수입 5만원을 더 벌고 나면 정부가 주는 혜택 자체를 포기해야 하다니 그런 억지가 또 있을까. 

 

자료사진
사랑을 되갚는다는 바람직한 사고방식의 손녀

 

국내는 모르겠고 해외에서는 일상에서도 세금 공제 혜택을 위해 일부러 적정 수준의 수입을 맞춰가며 일하는 부부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것은 세금 문제에 한정된 문제도 아니고 힘든 노후와 젊은이의 미래, 가난 모든 문제가 다 겹쳐있는데 가뜩이나 부모 부양은 물론 자녀 양육까지도 정부에 의존하려는 의식이 팽배해져있는 가운데에도 이렇게 가족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고수하고 있는 청년층을 더 챙겨줘야 하는데 현재의 정부는 정말 우리의 노후와 자녀세대의 미래, 양자를 모두 책임질 자신이 있기는 한지 모르겠다. 

 

현재로써는 실태파악 안돼
노모의 산책을 돕는 손자

 

하다 못해 부모 부양에 대한 이치가 적힌 종교 서적을 공부한 사람들까지도 노인들의 올바른 복지를 마련해야 하는 것을 100% 정부쪽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을 저 청년들이 몰라서 저러고 있을까. 

 

 

 

수도 없이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할 나이에 어떻게든 현실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젊음을 불사르고 있는 저들의 미래를 누가 보상해 주냐고.... 

 

해외에서의 지원 현황

 

나라꼴은 이 지경에 하다 못해 갓 태어난 자식의 분유값까지 정부에 호소하게 만들어놓고 아직도 이도저도 아니게 현실의 짐을 못벗어던진 저 계층은 도대체 어떻게 책임질 건지 궁금하다. 

불과 17년 전쯤 나라에서 일정 연령을 넘은 노인들에게 한달에 5만원씩 용돈을 지급한다는 소식을 들은 우리 할머니. 

당장 중증 노환 때문에 24시간 자리에 누워계시면서 그거 받아내야 되니까 동사무소 간다고 옷 좀 입히라고 난리를 피우셔서 나를 환장하게 만드신 적이 있다. 

그 당시 그런 제도는 있었지만 문제는 그걸 본인이 직접 가서 신고해야 한다는 것. 

동사무소에 가서 물어보니 그런 상황이면 휠체어라도 타고 직접 오셔야 한다며 직원은 딱 잘라말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뭐, 가만 생각해보면 사실 그 직원에게는 죄가 없다. 

나라가 아직 노인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수급조건 제한을 걸어 지출을 줄이려는 수작인지..... 

 

예전부터 이런저런 나라 혜택 받는 가족들을 가만히 보면 전혀 그런 조건에 들어가는 구석이 없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나서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우리 할머니 왈. 

"가서 말만 하면 다 받았다더라." 

 

정답은 하나.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혜택을 독식하고 정작 그 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은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어쩌면 혜택이 그다지 필요없는 소수에게 그 혜택을 줌으로써 정작 혜택이 필요한 다수를 배제하는 효과를 의도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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