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먹고 사먹고/🥘 실험용 폭탄 레시피

처음으로 전자렌지에 고구마 굽기 시도 결과는 절반 성공

토리랑영원히 2021. 10. 26.

벌써 25년쯤 전에 다니던 회사에 같이 다니던 형이 전자레인지를 처음 사던 날 거기에 고구마를 구웠던 일이 생각나서 오늘은 나도 전자렌지에 고구마를 구워보았다. 

누군지 모르지만 지난 주 초에 회사에 고구마를 몇 박스 기증한 사람이 있다며 직원당 7~8개씩 배분받았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냉장고 속에 있는 게 생각나 행여나 곰팡이라도 필까 부랴부랴 꺼내어 시식하려던 중에 즉흥적으로 생각나서 실행에 옮겼다. 

 

A4용지로 싼 고구마A4용지

 

신문지 대신 A4용지로! 

옛날에는 신문지로 쌌던 거 같은데 우리집에서는 오래 전부터 신문을 볼 일이 없고 해서 책상 서랍장에 보관해둔 A4 용지를 꺼내서 4개를 돌돌 말아 물에 적신 뒤 꼭 짰다. 

A4 용지는 프린터에 사용하려고 사뒀던 건데 저거 사자마자 뭐, 거의 모든 문서는 이메일로 전송하는 게 생활화가 돼버려서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결국 이런데 써먹게 되네... 

 

물에 씻은 고구마

 

행여 실패할 때를 대비해 절반인 4개는 씻어서 그대로 남겨두었다. 

 

우리집 전자 레인지

 

이대로 전자렌지에 넣고 잠시 고민... 

전자렌지에는 처음 해보는 건데 제대로 될지도 모르고 이거 먹는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에 그냥 찔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결과는 그냥 레인지에 돌려주기. 

일단은 8분 정도만 돌려주었다.

위에 렌지에 막 넣은 사진을 보면 좌측 끝에 있는 고구마가 내가 가져온 고구마중 제일 굵은 편이라서 왠지 그녀석이 제일 안익을 거 같기도 하고 만약 덜 익었으면 확인 후 더 돌려주기로 했다. 

 

구운 고구마

 

일단 8분 굽기는 끝. 

렌지 도어를 열고 확인하지 말고 그냥 2분을 더 돌릴까 하다가 혹시 타는 거 아닌가 싶어서 그냥 꺼내기로 했다. 

문을 여니까 그래도 고구마 익어가는 냄새가 솔솔 풍겨나오는 것이 뭐 실패는 아닌 거 같아서 조심스레 들고 밥상으로 고고... 

 

렌지에 고구마 굽기 성공

 

중간쯤 가는 녀석을 가져다가 반을 잘라보았다. 

 

 

 

오, 노랗게 익은 것이 딱 성공이네? 

 

딱 밤고구마

 

껍질 벗겨서 한입씩 먹어보니 예전에 먹어본 렌지 고구마 맛이 딱 나온다. 

평소 물고구마보다는 다소 퍽퍽함이 느껴지는 밤고구마 맛을 더 좋아했는데 내 입맛에는 딱. 

단, 목메일 확률이 있으니 마실 것은 필히 준비해두고 먹는 것이 몸에 이롭다. 

 

다시 구운 고구마

 

크기에 따라 굽는 시간은 증감

얘가 바로 그 제일 굵직한 녀석인데 역시나 이 녀석은 좀 덜 익은 감이 있어 2분 더 익혀서 동생에게 먹어보라고 했더니 여기서 입맛의 차이가 등장한다. 

 

"에이, 이거 물기 싹 빠지고 단맛도 덜하잖아." 

 

그렇다. 동생의 입맛은 물기 충분한 물고구마를 더 아끼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 

 

남은 것은 찜

 

4개를 남겨두길 잘한 건가... 

렌지에 구워서 몇 개 먹고 나니 이번엔 나도 쪄서 물기 흥건한 고구마가 먹고 싶어서 찌는 중... 

렌지에 구운 고구마는 꽤 괜찮았지만 길거리에서 고구마 장수 아저씨들에게 사먹는 군고구마가 아닌 이상 집에서 먹는 고구마는 이렇게 쪄먹는 게 아직 나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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