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먹고 사먹고/🥘 실험용 폭탄 레시피

여름내내 먹고 살아온 새콤달콤 오이무침 초간단 레시피

토리랑영원히 2021. 10. 17.

어제는 여름내내 질리도록 먹어왔던 오이무침을 또 뒤집어 엎었다(??). 

토요일과 일요일, 요즘은 5일제 근무가 거의 일반화되어 쉬는 날이 하루 늘어난 것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도 많지만 대신 평일에 미루어온 일들을 하나, 둘 하다 보면 오히려 더 바빠지는 게 토요일이다. 

11시가 거의 다되어 "간단하게 청소나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몸을 일으키고 생각해보니 이번 주말에 퍼머를 하기로 계획했던 것이 뒤늦게 생각났다. 

부랴부랴 퍼머하고 집에 돌아와 대충 청소하고 숨 좀 돌리고 앉으려니까 점심 때를 훌쩍 넘었고 아무리 쉬는 날은 모든 리듬이 무너진다지만 여유있어야 할 휴일에 두끼나 건너뛰고 저녁 때 몰아먹는다는 건 너무 바람직하지 못한 아저씨에게 있어 휘리릭 칼로 썰고 양념 돌려주면 끝나는 이런 손쉬운 반찬은 없다. 

 

 

먼저 재료 소개라고 한다면!!

오이 1개, 고춧가루 1큰술, 고추장 1큰술, 소금 약간, 마늘 반작은술, 양파 3분의 1개, 참기름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식초 1큰술, 통깨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나를 가장 반겨주는 만만한 식재료들만  다 나왔다. 

오이 무침은 더위에 지친 여름에 먹으면 더 맛있지만 올여름에 이어 요근래까지 이걸 그리도 만들어먹은 이유는 다름아닌 고춧가루와 올리고당을 먹어치우기 위해서였다. 

작년부터 잊을만하면 한번씩 정부가 시행한 국민 보조금 때문에 그거 들고 야외에서 뭘 사먹는 것에 적응을 하다보니 집에서 뭘 만들어먹는 횟수가 전보다 더 줄어서 텅 비어있는 냉장고나 싱크대 안에 있는 양념들이 유통기한에 거의 임박해서 내 눈에 띄는 횟수는 배로 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올리고당은 내년 1월, 고춧가루는 이번 달, 10월이 유통기한 끝. 

일단 유통기한이 가장 가까운 것부터 먹어치우는 게 급선무라 두가지 재료가 모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오이 무침. 

 

 

일단 오이를 먹기 좋은 굵기로 썰어서 소금을 3분의 1 작은술 정도 솔솔 뿌려 15분 정도 재워둔다. 

다 재워지고 나면 오이에서 물이 좀 나오는데 그 물에 오이의 신선함이 그대로 배어있기 때문에 버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오이가 재워지는 동안 양파도 조금 썰어두었다. 

양파 외에 부추나 쪽파를 넣어도 괜찮다. 

단, 대파는 내 기준에서는 별로다. 

부위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생으로 썰어넣은 대파의 매운 맛이 새콤달콤이 주무기인 오이 무침의 맛을 밀어내버리는 경향이 좀 큰 것 같다. 

 

 

15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제 양념을 투하해줄 차례. 

먼저 고춧가루를 1큰술 넣어주었다.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춧가루의 매운 정도에 따라 양은 가감해야 하는데 나와 동생은 둘 다 매운 맛에 약한 편이라 우리집에서는 고춧가루를 순한 레벨로 사용한다.  

 

 

이번에는 고추장. 

너무 푹 푸지 않은 한 큰술로 타협(??)을 봤다. 

 

 

마늘 맛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뺄 수도 없어 반 작은술로 타협. 

 

 

올리고당도 한큰술.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설탕 반큰술 정도 추가해도 좋을 듯 하다. 

 

 

참기름도 한큰술만 추가. 

 

 

 

마무리로 식초도 한큰술 넣고 비닐장갑 끼고 이리저리 돌려 버무려주면 끝이다. 

보면 알겠지만 소금이랑 마늘 제외하면 재료 대부분이 한개 아니면 한큰술이라 헷갈릴 일도 제로. 

 

 

배합이 끝나면 밋밋함을 살짝 줄여주기 위해 통깨를 팍팍 뿌려준 뒤 밥상에 내오면 된다. 

 

 

엉성하기는 해도 하루의 늦은 시작을 새콤달콤한 맛으로 깨우기는 딱이다. 

 

 

이 오이 무침에 사용한 오이는 유기농이다. 

마트에 갔더니 3개들이가 3,400원대길래 나도 이제는 유기농으로 몸을 좀 챙겨야지 싶어서 사왔는데 옆으로 나오는 길에 보니 5개들이를 4,500원 정도에 파는 일반 오이가 보였다. 

유기농은 1개당 1,100원꼴이고 일반은 1개당 900원꼴인 건가... 

일반이든 유기농이든 아무리 깨끗하다고 해도 결국 집에 와서 세척해야 하는 건 똑같은데 그냥 일반으로 사다가 두번 더 먹을 수도 있는데 괜한 사치를 부렸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오버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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