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그놈의 퇴직금 정산 받으려다가 단체로 뇌출혈 일으킬뻔한 날

토리랑영원히 2024. 4. 18.

 며칠 전 회사 관리자가 쪼르르 내려와 몇몇 직원들에게 퇴직금 정산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은행 앱을 설치하면 IRP가 어쩌구 저쩌구... 은행에 직접 가셔서 하실 수도 있고 어쩌구 저쩌구...."

 

 아니, 평소 월급 입금해주던 통장이 있으니 그냥 그리 해주면 안되는 거야?? 

꼭 그렇게 복잡하게 가야 돼?? 왜지??? 

그래도 최저임금 근로자로 자그마치 5년하고 6개월을 근무한 결실을 받을 수 있는 경로인데 다른 말은 필요없고 그 날 점심시간. 

 

"역시나 앱을 설치하는 게 빠르겠지??"

 

 일단 나같아도 은행에 직접 가기보다는 조금 짬내서 폰 두들겨 끝내는 쪽을 택했다.

여기저기서 그걸 하느라고 사람들 눈이 이리저리 돌아간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 

 

근데 이게 웬걸?? 

 

점심먹고 잠시 쉬기 위해 현장 휴게실로 복귀하고 나니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OK. 퇴직금 어쩌구 저쩌구 나왔으니 거의 다되려나보다..."

 

 근데 그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아니, 뭐 이렇게 선택하고 동의하는 게 많아??? 

거기다 몇 단계 넘어가니 내 개인 정보에 관한 확인란이 나오는데 어라라??? 

 

회사 정보가 지금 이 회사가 아닌 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8년 전에 일하던 회사 주소로 나와있는 게 아닌가.. 

 

"이거 수정해줘야 되나??"

 

 일단 수정을 해주기로 했는데 이리저리 바꾸고 다시 등록해도 나오는 답변이라고는 등록하신 정보가 조회되지 않는다는 것... 

도대체 뭐지....

 

 

이럴 때 더 산만해지는 내 두뇌 상태. 

 

 일단 집에 가서 인터넷 검색도 해가면서 천천히 다시 해보기로 했는데 사정이야 어찌됐든간에 오랜만에 거금이 손에 들어오는 일이니 정신이 좀 나갔는지 오후에는 작업할 때 신입 검사 직원에게 내가 설명해주어야 할 걸 깜박하는 바람에 전혀 다른 제품이 혼입되어 납품이 되어버릴뻔 하지를 않나... 

통근 버스를 타고 한참 퇴근길에 오른 도중에야 주민등록증을 회사에 두고 온 게 기억나지를 않나... 

 그러고보니 IRP인지 뭔지를 가입할 때 주민등록증을 스캔하는 단계가 있는데 중간에 하도 버벅대다 보니 찍은 걸 또 찍고, 찍은 걸 또 찍고 그러다가 휴게실 테이블 위에 놓고 온 것이었다. 

어차피 그냥 신분증인데다 다 알고 지내는 회사원들이라 다음 날 출근할 때까지 그냥 그 자리에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등록해서 화면을 캡처해서 담당자에게 보내야 하는데 하루를 그냥 까먹고 다음날엔 어찌어찌 버벅대다가 회사 동료의 도움으로 미션 성공!!

 

은근히 난이도 높은 IRP 계좌 개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뭐 그냥 동의 하고 다음만 누르면 된다고?? 

근데 그렇지가 않아... -_-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다 보면 체크를 해야 할 곳도 꽤 있는데 그 체크가 꼭 체크를 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게 함정.... 

덮어놓고 체크할 게 아니라 일단 다음 버튼부터 그냥 눌러보면 뭘 체크해야 한다는 메세지창이 뜬다?? 

그럼 그 때 가서 체크하는 게 좋다. 

 

그리고 투자 어쩌구 저쩌구 하는 체크란도 나오는데 단순히 퇴직금을 받기 위해서 개설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체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또 뭐가 있었더라.. 

무슨 %를 입력해주는 곳도 있었는데 그건 100%였던가..

현금성이 어쩌구 하는데 좌우지간 회사 동료 도움이 아니었다면 또 몇 번의 함정에 빠져을지도 모를 일... 

 

난 이렇게 해서 오늘도 이 소중한 결실을 어떻게 다 까먹을까 알찬 꿈에 사로잡힌 나날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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