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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제목은 기억하지만 결말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고전애니 골드라이탄

토리랑영원히 2024. 3. 30.

 유튜브를 돌아다니다보면 과거 80~90년대 초반 유명했던 애니메이션의 결말을 소개해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참 신기하게도 난 그곳에서 소개해주는 애니메이션 결말을 대부분 알고 있는 편인데 난 그만큼 그 시절 애니메이션을 하루라도 보지 않고는 눈에서 뿔이 나오는 광팬이었다는 사실... 

하지만 나도 전~~~혀 그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 애니메이션이 없는 건 아니야... 

이유가 뭐냐 하면 바로 비디오로는 출시됐지만 TV로 방영된 적이 없는 애니메이션이라면 그 당시 현실로써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요즘이야 컴퓨터,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평범한 일상은 물론 비지니스상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생명줄 같은 요소로 성장해버린 시대이지만 당시 비디오는 그냥 영상이 기록된 재생매체를 읽어서 보여주는 단순한 기계였으니 뭐 그거 없어도 큰일날 일도 없었고...... 

 게다가 비디오라는 건 아무리 에피소드 순차대로 출시가 됐다고 해도 비디오 가게에 갔을 때 이미 누가 빌려간 상태라면 그 다음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않은 이상 그 에피소드를 언제 보게 될지 어림잡을 수가 없었어.. ㅇ.ㅇ

게다가 비디오가 있는 집 아이들이라면 굳이 그 해당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그 가게 안에 있는 무궁무진한 애니메이션 중 아무거나 대신 빌려다 봐도 되니까 이것저것 보다 보면 막상 꼭 필요한 결말이 들어있는 최종화는 못본 애들이 많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번엔 그 마지막회를 리뷰해볼까 한다. 

 

 

애니메이션 정보 : 

 

제목 : 골드라이탄

방영연도 : 일본 현지 1981년

러닝타임 : 에피소드당 22분

회차 : 총 52화

시청등급 : 전체관람가

 

기본 줄거리 :

 

공부엔 관심없지만 정의감과 패기 넘치는 히로는 초등학교 5학년생이다. 

어느 날 우연히 줍게 된 황금빛 라이타가 갑자기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다른 메카차원에서 이곳에 왔다는 라이탄과 그의 친구들에게서 메카엑스라는 악마가 현세계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히로와 친구들은 라이탄과 함께 세계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총 52화라는 방대한 에피소드만큼이나 주인공인 히로의 역할은 초등학교 5학년생치고 꽤나 험난하고 액션도 많다. 

초기에는 라이탄의 존재를 비밀로 하고 엄청난 사태를 거의 혼자 감수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적들과의 격렬한 사투가 이어지게 되자 제작진들도 스토리상 동료를 추가시켜야 할 상황이라고 느꼈는지 이전까지만 해도 히로의 비밀을 전혀모르던 히로의 친구인 사무, 에미, 빅, 톰보, 몽키 등등의 친구들이 전면에 배치되기도 한다. 

워낙 오래 전 고전이라 이제 주인공들의 이름도 한국식 이름은 다 잊어버리고 일본 현지식 이름만 기억에 있다. 😁😁

 

 

 마지막회이니만큼 악의 뿌리인 메카엑스(오른쪽 사진 가운데)의 숨겨진 목적도 드러나는데 언뜻 보면 우리 세계를 노리고 있었던듯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자신들이 태어났던 메카차원이 목표였던 것이다. 

사실상 라이탄 친구들만 없다면 이쪽 세계야 뭐 그냥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으니 어차피 그건 그냥 심심풀이였던 것이다. 

단, 자신들은 물론 라이탄 군단이 탄생한 메카 차원을 붕괴시켜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는다면 라이탄 군단은 물론 현재의 세계까지 집어삼키는 건 아무 일도 아니니까.. 

 

 

 라이탄이 거대화할 때 사용되던 차원의 문 등장씬을 이번엔 메카 엑스가 가져갔다.. -_-

 

 

 늘 히로의 뒤에서 어정쩡한 장난이나 치고 있던 친구들도 모두 메카차원으로 이송된 상태... 

그럼 그렇지... 

저렇게 다수의 고급인력들을 설정해놓고 본편에서 써먹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되는데 쟤네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하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린 듯 하다. 

 

 

악의 뿌리 메카 엑스와 메카차원의 가장 강력한 방어벽이자 지도자격인 빅 하이(우측 사진)의 맞대면씬.

메카 엑스는 메카 차원의 마지막 방어벽인 빅 하이를 무너트리고 메카 차원을 손에 넣을 속셈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여유넘치는 빅 하이. 

 

 

 라이탄이 있으니 그렇다고??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만약에 빅하이가 무너질 경우 빅하이를 대신해 메카차원을 지켜나갈 최강의 컴퓨터...

그게 바로 라이탄이었던 것이다. 

빅 하이의 경우는 지능형 컴퓨터였던 반면 라이탄은 일반 소통은 물론 전투력까지 겸비한 완벽한 컴퓨터였다는 사실... 

그럴 거면 차라리 우리 차원을 지킬 게 아니라 그냥 메카 차원의 방어벽이랑 공격 태세를 갖추는 게 훨씬 나았을텐데... 

(정의의 사자 = 남까지 챙기느라 바쁜 오지랍.. )

 

 

 좀전까지만 해도 인간형 메카였던 엑스의 2단계, 3단계 변형 모습.. 

 

 

 그간 자신이 출격시켰던 메카 동료들의 원한을 풀어주겠다는 의지에 불타는 메카엑스에 비해 이번에 라이탄은 너무 허무하게 거의 모든 움직임이 봉쇄당한다. 

 

 

 거기다 저것은 그... 라이탄이 적을 완벽히 쓰러트리던 마지막 기술... 심장 뭐더라... 

그거면 라이탄 사망인데.... 

사망은 안하는 걸 보니 심장은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모양... 

 

 

 여지껏 지구의 위기를 막아준 대신 이번엔 자신들이 라이탄을 구해보겠다며 겁대갈 상실한 초등학생들의 진격... 

그 와중에 몇명은 중도 강제 기권 사태를 맞기도... 

 

 

만나카의 심리묘사가 볼만하다.. 

 

 이번 최종화에서는 메카 엑스의 하수인 중 홍일점인 만나카의 심리적 갈등에 상당히 촛점이 맞춰진다. 

잔인한 전장의 간부급 캐릭터중 여성형 캐릭터를 추가시킨 이유도 조금은 드러난다. 

벌써 50화를 넘는 에피소드에 등장하면서 메카엑스의 명령에 따라 수도 없는 악행을 저질러 왔지만 그만큼 허무한 희생을 보아왔고 상대방만이 아닌 자신과 같은 동료들 역시 처참하게 희생당하는 걸 보아왔으니 어딘지 모르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허무함을 느껴왔던 만나카의 행동은 최종화의 매력이 뇌리에 스며들기에 적절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듯 하다. 

 

 

 메카엑스를 저지시키려는 히로에게 우욧카의 공격이 이어지려 하는 순간... 

자신의 몸을 던져 히로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만나카. 

 

 

 저렇게 거대화까지 해가면서 메카차원을 위기로 몰아넣은 메카엑스가 자신이 그토록 아끼던 수하의 변심에 의해 틈을 보이게 되고 라이탄의 일격에 맞아 허무한 종말을 맞이한다. 

 

 

 죽은 줄만 알았던 친구들이 무사했음을 알고 기뻐하는 히로와 에미, 사무. 

 

 

마지막까지 멋졌던 여장부 만나카. 

 

 악은 쓰러지고 정의가 승리한다?? 

물론 어린 시절 메카물들에서는 그게 가장 큰 교훈이자 진리다. 

하지만 요번 이 골드라이탄에서는 후반부에 뒤돌아서 혼자의 길을 가는 만나카의 모습을 클로즈업하며 보는 이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한다. 

단순히 이기고 지는 잔인한 전투가 아니라 자신들이 해왔던 모든 상황에 대한 무의미함과 어리석음을 만나카라는 캐릭터가 이 마지막회에 모두 녹여낸 듯한 마지막씬이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직까지 이런 괜찮은 명작이자 고전 애니들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더없이 기쁘다. 

너무 지나치게 발달해서 그 부작용을 배로 낳고 있는 세상이지만 예전 그대로의 세상이었다면 이런 좋은 결말도 모르고 여지껏 궁금함과 답답함에 묻힌 아저씨 일상을 살고 있었겠지... 

 그 시절이 있어서 좋았던 만큼 그 시절을 세이브시켜주는 지금의 긍정적인 면이 앞으로는 더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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