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의 국제결혼은 사랑일까 단순한 글로벌일까

토리랑영원히 2024. 3. 19.

"여보세요."

"아, 계셨군요. 당신 나 기억하시겠죠."

".......??"

"야, 나 OO이야...."

 

 거의 1년 반만에 울린 핸드폰 벨의 주인공은 친구였다.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연락을 주고 받고 있는 고교 동창은 단 두명... 

평소 가끔씩 만날 때 연락을 하는 쪽은 그 둘중 다른 한쪽이기 때문에 이번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는 다소 의외였는데 거기다 확인해보니 작년 3월쯤 전화를 교체하면서 데이터를 이전할 때 무슨 오류가 있었는지 이 친구 전화번호가 빠져있더라. 

 이름이 안뜨는 단순 전화를 받았더니 뜬금없이 뭔가 시비조로 들려오는 건너편의 목소리라니.... 

순간적으로 이젠 보이스피싱도 이런 식으로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코로나 직전에 한번 만난 이후로 장장 3년간은 전화통화만 하다보니 얼굴조차 가물가물하던 차에 어찌나 반가웠는지.. 

근데 어째 통화 시작부터 분위기가 이상하다... 

 

 

느닷없는 친구의 결혼(??) 소식. 

 

OO : 너 주변 사람들처럼 국제 결혼 관심없냐?

나 :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OO : OO 결혼했대. 동남아쪽인가봐...

 

 그러고보니 코로나 작년쯤에 그 친구한테 전화를 받았을 때 뭔가 말하려다 우물거리는 느낌을 받은 적은 있다. 

근데 결혼?? 국ㅈ... 뭐시라?? 

갑자기 축하라기보다는 뭔가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난 적어도 1990년대 이후의 국제 결혼은 결혼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뭐, 자기들끼리 알아서 사는 거니까 자기들 마음대로라면 그걸 결혼이라고 생각하든 말든 그것도 내 마음... -_-

 

 언제부터인가 남자와 여자가 맺어진다는 소중한 의식이 그저 그 욕구에 사로잡혀 아무나 걸리는대로, 어떤 때는 금전 지불까지 담보로 잡고 성사되는 그냥 뭐 그런 과정으로 이어지는 게 당연시됐어.... 

 

 남자와 여자, 사랑,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은 아무리 연륜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도 그걸 이론으로 100% 풀어낼 사람은 없다. 

 그게 바로 그런 거니까. 

근데 사람들이 그걸 그냥 속편한 대로 욕구 충족 방법으로 승화시켜나간다... 😏😏😏

그리고 이미 내 주변 사람들도.....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국쪽 아줌씨들도 남편과 그런 경로를 통해서 만났고 내가 기억하는 과거 여자와 남자의 자연스러운 만남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는 좀 유난스럽게 느껴진다. 

 

 어느 국가나 해외에서 남편이나 부인을 금전을 사용해 수입해오는 일은 비일비재한가보다. 

근데 요즘 주변을 그냥 조금만 돌아봐도 주변에 누가 있다고 해서 크게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배우자라는 존재의 비중이 예전에 비해 망가졌으면 망가진 마당에 결국 그렇게까지 해서 옆에 누군가를 두려고 한다는 건 그.. 욕구 때문인 건가... 

 해외 어느 나라보다 선비 정신이 뛰어났던 우리나라라서 그런지 유독 그 방면으로는 순식간에 아주 화끈하게 해외 그 어떤 나라들마저 다 추월해버린 현실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내 친구도 결국 그쪽에서는 그냥 팔자대로 살 수는 없었구나... 

 

 동남아.... 

그 친구는 그 해외에서 결혼을 하고 지금의 여자를 데리고 왔다고 한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우리 나이로 볼 때 그 상대방은 본국에 아이가 있을 확률도 있고 반면에 나이 차이가 아주 많은 아가씨일 수도 있겠다. 

 전화를 해온 친구와는 오랜만이기도 했지만 그 친구의 결혼 일에 대한 쇼크 때문에 꽤나 길게 통화를 했던 것 같다. 

행복하면 그걸로 끝이라고는 하는데....... 

어쩌면 우리 셋 팔자가 다 이렇게 거기서 거기인지... 

전에 전화통화를 했을 때까지만 해도 다니던 회사 그냥 저냥 다니고 있다고 하던 녀석인데 지금은 직장을 옮기고 씨큐리티 방범일을 하고 있다고?? 

 이젠 서류상으로 마나님으로 등록되어있는 그분도 일을 하고 있다니 둘이 어떻게든 살기야 하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결혼, 진짜 국제 결혼을 할 거라고 생각했던 내 틀이 며칠 전에는 좀 많이 무너졌다... 

행복하면 되긴 하겠지만... 

 

OO야, 지금 행복하니??

 

다음에 그 친구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이렇게 물을 수 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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