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어째서 청년들은 내집마련을 그렇게 당연하게 쉽게 생각하는걸까

토리랑영원히 2024. 3. 21.

"OO이는 어른되면 뭐할 거야?"

"음..... 대학 졸업하고 집 사고 그 다음에 결혼........"

".........????"

 

 얼마 전에 초등학생 조카와 잠시 나누었던 대화다. 

언젠가 뉴스에서도 본 적이 있다. 

청년들의 암울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인터뷰 조사를 보다보니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집을 못사는 게 너무 억울하다는 이야기.... 

아니, 언제부터 사람들이 대학 졸업하고 취직만 하면 집을 살 수 있게 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인식하게 된 거지??

과거나 현재나 내 집이라는 존재는 내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거대한 규모를 가진 노력의 마지막 결정체다. 

 

 

오래 전부터 잘못 불어넣어진 의식. 

 

 그래, 맞다. 

아주 오래 전부터 줄어가는 인구, 청년들이 설 자리를 마련한다는 취지하에 뭐, 이런저런 대책들.. 정말 수도 없이 정부에서 내놨었다. 

근데 청년들도 두 눈이 뚫려있는 이상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뻔히 보일텐데 남들은 여기저기서 주저앉고 있어도 자신들은 멀쩡히 그 혜택의 긍정적인 면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하고 있는 건 정말 문제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청년이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요즘 같은 청년은 왕이요~~를 표방한 정책들은 없었어도 지금에 비하면 스스로의 노력이 어느 정도 빛을 발하던 시대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이 나이 되도록 내 집을 얻지는 못했다. 

잘못 이해하면 내 집을 장만하지 못한 사람들은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청년들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거대한 개인 자본이 투자되는 집을 장만한다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또 한가지, 그 시절을 살아온 기성세대들에게는 인생의 황혼기쯤에나 가능했던 내집 장만을 시대가 많이 흘렀고 겉으로 보이는 여러 정책들만 믿고 자신들에게는 그게 쉬울 거라고 믿고 과감히 도박을 펼치는 청년들의 정신세계는 자신들 스스로가 하루라도 빨리 자리잡아나가야 하는 거 아닐까... 

 

 

새로운 시대 = 살기 좋은 시대??

 

 절대 아니다. 

새로운 시대는 그냥 새로운 시대일 뿐이라고... 

꿈만 같던 21세기가 도래하고 수많은 발전을 이룩했지만 그냥 시내 길거리에만 나가도 노숙자가 즐비하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일상이 무너져가는데 어째서 겉으로만 보이는 혜택이 자기 자신에게만큼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고 믿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직 초등학생이 조카의 꿈 설계를 보자면 그냥 아직 아무 것도 모르니까 그동안 들어오기만 했던 주변 일상을 나열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꿈이 그렇게 과감해진 것은 아닐테고.... 

 

가족에게서의 독립에 목메는 청년들.... 

 

 21세기가 도래하면서 20살이 넘어가면 가족들과 함께 하기보다는 스스로 나가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려는 의식이 강해지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스스로 자립할 능력을 키우기도 전에 일단 결과물부터 만들어두고 자신의 앞날을 담보로 잡히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저질러놓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의식도 충분하지 않고 한편으로는 이놈의 나라가 청년들 살린답시고 행여나 청년들 무너질까봐 모든 책임 다 탕감해주느라 바쁘고 결국 그 뒷감당은 기성세대들에게서 거둬들인 세금으로 막고... 

 

 조카와 그런 대화를 하던 날 마지막으로 조카에게 "그냥 집 마련은 나중에 하고 엄마랑 아빠랑 같이 살다가 집은 맨 나중에 장만하면 안돼??" 하고 물어보려다가 꾹꾹 눌러참았다. 

한 20년쯤 전에 일하던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누님이 아들과 대화하던 중에 자신이 노후를 맞이하면 아들이 최고급 요양원에 모신다고 대답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야기를 더 길게 끌었다가 내 조카 입에서 어떤 대답이 나올지 몰라서 일단 넘어갔다.

성인이 되면 가족과 함께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공간이 우선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집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대출금을 감당하면서라도 버젓한 3룸 이상의 집을, 그것도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장만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내 조카가 제대로 거르고 성장할 수 있을까... 

 

 제도 백날 있으면 뭐하냐고... 

최소한 남들보다 나은 교육으로 더 오래 무장하고 살았으면 남들보다 더 긴 안목을 가져야 하는데 당장 눈에 보이는 이론만 받아들이고 가족들과 함께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앞날 꾸미기에만 급급해봤자 맨땅에 헤딩인걸... 

 

 무엇보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청년이었던 그 시절에는 나만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을 함께 보듬을 각오로 살아왔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자기 자신만의 앞날조차도 감당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닌데 너무 대책없는 헛꿈에만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인이 될 때까지 뭐하나 자기 힘으로 직접 처리해본 적도 없는데 대학 졸업하고 취직하고 나면 바로 천하무적이 되는 게 아니다. 

이젠 나라탓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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