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에서 관심 끊은지를 손으로 꿰어보려는 찰나 엉뚱한 곳에서 도시락을 구입해 먹었다.
일명 다찬도시락!!
평소와 다름없게 이것저것 준비하기 귀찮은 주말 전날 금요일.
필요한 먹거리를 구입하러 들렀던 이마트에서 뜬금없이 눈에 띄는 게 있었으니 바로 도시락... 😏😏😏
참 이상하지??
그냥 저렴한 도시락을 사먹을 거면 동네 편의점에도 많을텐데 굳이 이런 대형 마트에 도시락을 사러 올 사람이 어디 있다고 이렇게 준비를...
(당신같은 사람 있잖아... -_-)
이렇게 떠들며 슬며시 한개를 집어와본다.
김혜자, 백주부 등등 기존에 알려진 수많은 손맛의 대가들의 명의를 차용한 도시락은 많이 봐왔는데 이보리는 또 누구??
근데 이 도시락은 시선을 끌만한 캐릭터명보다는상품 자체를 좀 더 강조하는 느낌이랄까?
밥까지 포함해서 무려 9가지 메뉴.
아, 9가지 반찬이라고 나와있지만 반찬이 9가지가 아니고 밥까지 합해서 9가지였다는 건 안비밀.
그래도 7가지로 보인다고??
뚜껑 안쪽을 자세히 보면 밥 위에 김 봉지가 살짝 보인다.. 그래서 9가지!!
글로벌 시대라고 가장 중요한 특징을 자그마치 4개국어로 표시했다.
한글, 영어, 거기어(??), 일본어...
난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이게 일상적인 일이 돼버렸는데도 저렇게까지 하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유난스럽게 보이는데 왜지.....
4,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솔직히 요즘 마트에 가서 뭐 하나 손으로 집으면 5,000원을 넘는다.
오이도 5개짜리가 5천원, 가지는 6~7,000원... 양파도 3개짜리가 4천.... 정말 숫자가 무서워보이긴 처음이야..... -_-
레벨을 뜯어보면 일단 밥, 간장 제육, 고추장 제육, 닭튀김, 감자맛살볶음, 소세지볶음, 볶음 김치, 시금치, 김...
이렇게 9가지 메뉴를 볼 수 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배고픔이 절정에 달한 상황...
1000와트로 1분 40초를 데우는 시간이 왜이리 길던지...
밥은 고슬고슬하니 마음에 든다.
예전에 편의점 도시락 초창기 시절에는 렌지에 도시락을 데우면 일단 밥맛이 축축 처지는 게 아무리 상황상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도시락이라지만 이건 뭐 도시락이 괜히 사람 기분을 더 처지게 만드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근데 요즘 도시락을 먹어보면 그 때와는 상황이 확 반전돼있다.
일단 밥의 질부터가 그 때에 비하면 확 다르다니까..
양념 닭튀김이 제일 마음에 든다.
원재료 자체를 아무리 다양하게 해도 그 재료들을 기름지게만 만들면 역시나 식욕도 금새 시들해지기도 하고...
육식을 많이 즐기는 사람에게야 좋겠지만 그 한계는 여전히 명백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양념 닭튀김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0^
일단 생각보다 바삭감이 살아있고 무엇보다 이런 곳에 들어있는 닭튀김은 순살이라 뼈를 깨물 우려도 없고 말이지.
고추장 불고기는 살짝 달작지근.
고추장 불고기 맛도 제법 고기질이 살아있었고 좋았다.
살짝 달작지근한 요즘 취향의 맛이이고 내 기준에서는 너무 매운 맛보다는 나았다.
대신 좀 화끈한 맛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지도?
영양의 밸런스를 고려해 들어간듯한 시금치무침은 맛을 평가하기는 애매하고 그냥 영양과 맛의 조화 그 자체...
감자 햄볶음도 입맛을 돌게 하기 딱 좋은 단골 반찬.
전체적으로 내 입맛에 맞았던 도시락.
편의점 도시락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먹다보면 이건 정말 배고파서 어쩔 수 없이 먹는 도시락이 많다.
대신 이 다찬이는 먹는 내내 사진도 찍어가며 밥을 퍽퍽 퍼먹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맛을 자랑한다.
저 간장 불고기도 너무 맛있게 잘 조리되어있었고 전체적으로 고기의 질이 질기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자연식을 가장 많이 챙겨야 하는 게 진리인 시대에 반대로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시민들의 지갑 사정을 생각한다면 5천원도 안되는 가격에 이 정도 구성을 짜넣는다는 건 정말 저런 대형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날도 간단하게 봄다운 무침 요리나 하나 만들까 하고 이것저것 재료들을 손으로 집어들기가 얼마나 손이 떨리던지...
직장인들이 평일은 하루중 아침은 거의 건너뛰고 점심은 직장에서, 저녁 한끼 정도 집에서 먹는다는 걸 감안하면 재료들을 일일이 구입해서 집에서 직접 수제 요리를 해먹는다는 게 요즘은 왜이리 시대착오적이고 무식하게 느껴지는지...
매일같이 먹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먹는 건데 나도 이제는 이런 도시락 메뉴를 질 떨어지는 메뉴로만 볼 게 아니라 그냥 예전처럼 내 가까운 삶의 진리(??)로 꾸준히 챙기는 게 오히려 일상의 올바른 조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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