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먹고 사먹고/🍛 맛있어서 종종 들러

이마트에서 사먹는 저렴한 도시락 다찬도시락 시대에 맞는 선택

토리랑영원히 2024. 3. 16.

 편의점 도시락에서 관심 끊은지를 손으로 꿰어보려는 찰나 엉뚱한 곳에서 도시락을 구입해 먹었다. 

일명 다찬도시락!!

평소와 다름없게 이것저것 준비하기 귀찮은 주말 전날 금요일. 

필요한 먹거리를 구입하러 들렀던 이마트에서 뜬금없이 눈에 띄는 게 있었으니 바로 도시락... 😏😏😏

 

 

 참 이상하지?? 

그냥 저렴한 도시락을 사먹을 거면 동네 편의점에도 많을텐데 굳이 이런 대형 마트에 도시락을 사러 올 사람이 어디 있다고 이렇게 준비를...

(당신같은 사람 있잖아... -_-)

이렇게 떠들며 슬며시 한개를 집어와본다. 

 

 

 김혜자, 백주부 등등 기존에 알려진 수많은 손맛의 대가들의 명의를 차용한 도시락은 많이 봐왔는데 이보리는 또 누구?? 

근데 이 도시락은 시선을 끌만한 캐릭터명보다는상품 자체를 좀 더 강조하는 느낌이랄까?

 

밥까지 포함해서 무려 9가지 메뉴.

 

 아, 9가지 반찬이라고 나와있지만 반찬이 9가지가 아니고 밥까지 합해서 9가지였다는 건 안비밀. 

그래도 7가지로 보인다고??

뚜껑 안쪽을 자세히 보면 밥 위에 김 봉지가 살짝 보인다.. 그래서 9가지!!

 

 

 글로벌 시대라고 가장 중요한 특징을 자그마치 4개국어로 표시했다. 

한글, 영어, 거기어(??), 일본어... 

난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이게 일상적인 일이 돼버렸는데도 저렇게까지 하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유난스럽게 보이는데 왜지..... 

 

 

4,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솔직히 요즘 마트에 가서 뭐 하나 손으로 집으면 5,000원을 넘는다. 

오이도 5개짜리가 5천원, 가지는 6~7,000원... 양파도 3개짜리가 4천.... 정말 숫자가 무서워보이긴 처음이야..... -_-

 

 레벨을 뜯어보면 일단 밥, 간장 제육, 고추장 제육, 닭튀김, 감자맛살볶음, 소세지볶음, 볶음 김치, 시금치, 김... 

이렇게 9가지 메뉴를 볼 수 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배고픔이 절정에 달한 상황...

1000와트로 1분 40초를 데우는 시간이 왜이리 길던지... 

 

 

 밥은 고슬고슬하니 마음에 든다. 

예전에 편의점 도시락 초창기 시절에는 렌지에 도시락을 데우면 일단 밥맛이 축축 처지는 게 아무리 상황상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도시락이라지만 이건 뭐 도시락이 괜히 사람 기분을 더 처지게 만드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근데 요즘 도시락을 먹어보면 그 때와는 상황이 확 반전돼있다. 

일단 밥의 질부터가 그 때에 비하면 확 다르다니까.. 

 

 

양념 닭튀김이 제일 마음에 든다. 

 

 원재료 자체를 아무리 다양하게 해도 그 재료들을 기름지게만 만들면 역시나 식욕도 금새 시들해지기도 하고... 

육식을 많이 즐기는 사람에게야 좋겠지만 그 한계는 여전히 명백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양념 닭튀김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0^ 

일단 생각보다 바삭감이 살아있고 무엇보다 이런 곳에 들어있는 닭튀김은 순살이라 뼈를 깨물 우려도 없고 말이지. 

 

 

고추장 불고기는 살짝 달작지근. 

 

 고추장 불고기 맛도 제법 고기질이 살아있었고 좋았다. 

살짝 달작지근한 요즘 취향의 맛이이고 내 기준에서는 너무 매운 맛보다는 나았다. 

대신 좀 화끈한 맛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지도?

 

 

 영양의 밸런스를 고려해 들어간듯한 시금치무침은 맛을 평가하기는 애매하고 그냥 영양과 맛의 조화 그 자체... 

 

 

 감자 햄볶음도 입맛을 돌게 하기 딱 좋은 단골 반찬. 

 

 

전체적으로 내 입맛에 맞았던 도시락. 

 

 편의점 도시락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먹다보면 이건 정말 배고파서 어쩔 수 없이 먹는 도시락이 많다. 

대신 이 다찬이는 먹는 내내 사진도 찍어가며 밥을 퍽퍽 퍼먹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맛을 자랑한다. 

저 간장 불고기도 너무 맛있게 잘 조리되어있었고 전체적으로 고기의 질이 질기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자연식을 가장 많이 챙겨야 하는 게 진리인 시대에 반대로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시민들의 지갑 사정을 생각한다면 5천원도 안되는 가격에 이 정도 구성을 짜넣는다는 건 정말 저런 대형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날도 간단하게 봄다운 무침 요리나 하나 만들까 하고 이것저것 재료들을 손으로 집어들기가 얼마나 손이 떨리던지... 

직장인들이 평일은 하루중 아침은 거의 건너뛰고 점심은 직장에서, 저녁 한끼 정도 집에서 먹는다는 걸 감안하면 재료들을 일일이 구입해서 집에서 직접 수제 요리를 해먹는다는 게 요즘은 왜이리 시대착오적이고 무식하게 느껴지는지... 

매일같이 먹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먹는 건데 나도 이제는 이런 도시락 메뉴를 질 떨어지는 메뉴로만 볼 게 아니라 그냥 예전처럼 내 가까운 삶의 진리(??)로 꾸준히 챙기는 게 오히려 일상의 올바른 조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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