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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가족 로맨스 영화 추천 당신이 잠든 사이에

토리랑영원히 2023. 12. 19.

 해마다 이맘 때면 올해도 방콕이라든가, 내 영원한 친구 케빈과 놀겠다든가 그런, 이미 익숙해져버린 이야기들이 사방에서 흘러나온다. 

난 해마다 이 시기가 다가오면 미국의 크리스마스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본 거 또 보고, 본 거 또 보고 재탕에 재탕을 거듭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어릴 적에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관람한 후 TV에서 방영해주는 날이 되면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몇 번, 몇 십번이고 되풀이해서 봐도 질리지 않던 게 나였다. 

지금 그 취향은 변함이 없고 다만 장르가 영화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맘 때면 이성과 다소 음흉한 만남에 빠져야만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는 걸로 하도 이상한 개념들을 만들어놔서 속이 터지긴 하지만 난 그래도 좋다. 

그런 김에 오늘의 추천 영화는 90년대 로맨스 코미디 영화의 여왕이었던 산드라 블록 주연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되시겠다. 

 

 

영화 간단 정보 : 

 

제목 : 당신이 잠든 사이에(원제 : While You Were Sleeping)

개봉 : 1995년

장르 : 로맨스, 코미디, 멜로, 가족

러닝타임 : 103분주연 : 산드라 블록, 빌 풀먼관람등급 : 15세라고 나와있지만 아무리 봐도 전체 관람가 수준... 

 

간단 줄거리 : 

 

 크리스마스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전철 개찰구에서 근무를 하게 된 직원 루시. 남들이 다 분주한 분위기로 쉬는 날 일하는 것도 서러운데 유독 루시가 일을 하게 된 이유는 직원들중 그녀만이 유일하게 가족이 없다는 것....  하지만 그런 그녀도 언제나 자신의 이런 꼬인 일상을 잔잔하게 품어주는 희망이 존재한다. 늘 그녀의 근무 시간 개찰구 앞을 지나는 승객 피터에게 아무도 모르게 잔잔한 사랑을 느끼고 있던 루시. 그러던 어느날 기차 승강장에서 만난 불량배들에 의해 피터가 철도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근처에 있던 루시는 빠르게 대처해 피터를 구해내는데...  피터가 입원한 병원에서 자신도 모르게 평소 자신이 피터에게 품고 있던 마음을 입으로 내뱉는 순간 곁에서 듣고 있던 병원 간호사에 의해 루시는 피터 가족에게 피터의 약혼자로 오인을 받게 된다. 수시로 사실을 말하려던 루시는 서서히 너무나도 따뜻한 피터의 가족들에게 동화되어가고 자신의 정체를 마지막까지 의심하고 있던 잭(피터의 동생)도 의심을 풀게 되면서 피터에 대한 짝사랑은 잭과의 순수한 사랑으로 변해가던 순간, 의식불명에서 피터가 깨어나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과연 루시가 그렇게도 꿈꾸던 크리스마스는 이어질 수 있을까... 

 

 

본격 리뷰 시작 : 

 

 산드라 블록은 이 작품 이전에 키아누 리브스와 주연을 맡았던 스피드라는 영화에서 긴박한 위기를 풀어나가는 결정적 요인을 만들어나가는 당찬 아가씨 역할로 국내에서도 대스타가 되어있던 배우였다. 

 그래서 처음 이 영화에서 산드라 블록이 주연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는 상당히 의외였던 기억이 난다.. 

 

"엥, 배역이 너무 극과 극으로 바뀐 거 아니야??" 

 

 그도 그럴 것이 함께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과의 생명이 직결되는 사건속에서 남주인공인 키아누와 신경전을 펼쳐가며 위기를 헤쳐나가던 숨가쁜 역할에서 돌연 가족 하나 없이 크리스마스에도 출근해서 개찰구에서 일하는 처량한 여직원 역할이라니....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의 소감을 보면 알겠지만 그런 극과 극의 역할이라는 차이를 무마시킬 만큼 산드라는 잔잔하면서도 코믹하고,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이끌려가는 역할을 너무 잘 소화해 주었다. 

 

 

"루시, 너밖에 없어..." 

 

 크리스마스에도 나와서 일해달라는 역의 간부 제리. 

 

"너무하다는 건 알아, 강요하는 건 아니야." 

(이미 강요하고 있음...)

 

 가족이 없어도, 연인이 없어도 크리스마스는 온 세상 누구나 행복하고 편안하게 지낼 권리가 있는 거 아닌가.. 😒😒😒

 

 

 더이상 말없이 크리스마스 이른 아침, 자신이 일하는 개찰구로 향한 루시에게 언제나 그녀가 꿈에 그리는 마음 속의 왕자 피터(좌측)가 지나간다. 

90년대 당시의 역을 보니 기분이 정말 새롭네... 

지금 우리나라는 역의 정차 위치 바로 앞까지 도어가 설치되어있는데 불과 2000년 전후까지만 해도 저렇게 전철이 지나가는 위치가 개방되어있었지... 

지금 보니 정말 위험천만했다... 😯😯😯

 

 하지만 기차의 위험이 아닌 동네 날건달들의 위협을 받던 피터가 철로 위로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지고야 마는데.... 

 

 

 순간적인 용기를 발휘해 당차게 피터를 구해낸 루시. 

 

 

"결혼하려고 했는데............"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실려간 피터를 두고 내뱉은 루시의 짧은 혼잣말은 그녀의 운명을 뒤집을 일대 사건을 일으키고야 만다... 

 

 

 루시를 피터의 정식 약혼녀로 오인하고 놀라고 있는 피터의 가족들... 

우리나라보다 훨~~~~씬 일찍부터 가족이고 나발이고 개인이 우선이던 미국 사회에서도 다른 것도 아니고 연인과의 약혼을 가족들조차 모르게 해치웠다는(??) 것은 좀 오바스러운 일이었나보다. 😊😊😊

 

 

 자칫하면 자작 사기극으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그런 루시를 이미 가족으로 받아들인 피터의 가족들은 시간이 갈수록 그녀가 가지지 못했던 가족의 따뜻함으로 그녀를 보듬고 어느 순간 루시도 그 가족들에게 동화되어 사태를 수습할 기회를 차츰 잃어간다. 

 

 

 어릴 적에 아버지가 늘 말해주었던 행복에 관한 이야기들과 현재 우연히 자신이 처하게 된 상황이 너무나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 루시의 표정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얼른 루시가 저 가족의 정식 일원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지게 만드는 듯 싶다. 

 

 

예기치 않은 루시의 조력자들. 

 

 이게 루시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간에 루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기정 사실이 되게끔 만드는 조력자들이 곳곳에 도사린다. 

 자신이 일하는 역 개찰구의 담당자 제리는 물론 루시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피터의 친구, 거기다 루시의 상황을 너무 잘 이해해주는 사울 아저씨(피터의 큰아버지?)까지.... 

 

 

이 영화에서 다시 보게 된 빌 풀먼. 

 

그와는 반대로 가장 마지막까지 루시의 정체를 의심하는 잭(피터의 동생)은 루시의 막연한 꿈을 새롭게 현실화시키는 키포인트를 제공해주는 인물이다. 

루시의 정식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잭(빌 풀먼)은 이전에 맬리스라는 영화에서 부인에게 처참하게 배신당하는 남편 역할로 나와 깊은 인상을 남겼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내용의 분위기답게 그의 분위기도 다소 업그레이드되고 로맨스적인 이미지가 강화된 캐릭터를 연기한다. 

 의식 불명상태인 형 피터를 연기한 배우 피터 겔라거(실제 이름도 피터)보다 실제로는 2~3살 위다. 

그래서 그런지 살짝 더 중후한 느낌이 들고 편안해보이는 인상인데 인디펜던스데이에서는 그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대통령 역할로 나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사사건건 루시에게 트집을 잡던 잭까지 한숨 놓게 만든 대대적인 사건을 해결중인 가족들.... 

 

"좋게 생각하렴. 바지 속 넉넉하고 좋잖니.." 

 

피터 할머니의 저 명대사에 어찌나 웃었던지... 😂😂😂😂

 

 

 어쩌면 이대로 가족들의 사이에 함께 녹아들 수도 있었을 루시의 마음에 잭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이 영화가 벌써 자그마치 30년 가까이가 지난 고전이 되어버렸다. 

영화 포스터에 나올만큼 씩씩한 사랑의 대명사이던 산드라가 벌써 60대라니... 

결과는 모두가 기대하는 대로 흘러가지만 이 영화만큼은 결말을 꺼내고 싶지가 않다. 

모두가 원하는 결말일수록 직접 꺼내보는 맛이 나는 영화라고나 할까... 

 

 

진정한 가족의 모습을 그리는 명작. 

 

 루시와 피터, 그리고 잭으로 이어지는 산뜻한 사랑의 전개가 돋보이지만 여러번 재감상을 해본 결과, 이 영화는 틀림없는 가족물이다. 

여느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사람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게 단지 이성이 만나 부부가 되어간다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조화와 이해, 사랑의 비율이 적절히 배합되어있기 때문에 이 영화의 참맛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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