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보는 일상/👨‍🎓 일상의 일본어 상식

일본에는 층간소음을 階間騒音이라고 표현할까

토리랑영원히 2023. 10. 5.

 전에 비슷한 내용의 대화를 어디에선가 본 것 같은데 요 며칠 전에 내가 가입해둔 네이버 카페에서 "입인"이라는 닉네임의 회원의 아주 세심한 경험담이 올라와있었다. 

주제는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층간소음이라는 표현이 존재하는지의 여부였는데 그 주제가 튀어나온 이유가 다름아닌 국내의 모 신문사의 일본어판 기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국내의 모 신문사의 일본어판 기사에 층간 소음에 관한 기사가 올라와있었는데 그 기사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 매일같이 일어나는 층간 소음 사고를 "階間騒音"이라고 일본어로 기재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해당 회원님의 확인 욕망이 솟구쳐 올라 한자가 아닌 히라가나로만!!

 즉 "かいかんそうおん"이라고 표기한 뒤에 해당 게시판을 이용하는 일본 독자들에게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겠느냐 질문을 해보았다는 것이 요점.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한 일본인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원래부터 한자 사용이 많은 일본이지만 이렇게 글을 작성할 때는 물론 대화를 할 때도 "かいかんそうおん"이라는 말 자체만으로는 무슨 의미인지 알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한자를 표기했다면 어느 정도 의미를 이해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일본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이상한 단어가 되어버린다는 것. 

나도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대개의 한자식 발음이나 표기를 따르면 거의 일본어 표현과 맞는 편이라 많이 믿는 편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도 엄청나게 큰 실수를 범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다른 게 아니라 나도 층간 소음에 대한 한자 표기를 생각해본 적이 있었지만 저 회원님과는 글자가 약간 다르게 추측을 했으니 어떻게 추측했느냐 하면 우리나라는 1층, 2층, 이런 식으로 셈을 하니까.... 

 

 "層間騒音(そうかんそうおん)"라고 생각을... (솔직히 이건 일본어를 공부한다고 말하기가 민망;;;;)

 

일본은 층 단위가 아니라 우리말로 치자면 一階(1계), 二階(2계), 이런 식이라는 걸 일본어 공부 시작하자마자 배웠는데 나의 뜬금없는 무식 파워 때문에 저 회원님의 글을 보자마자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얼마나 민망하던지;;; 

 

 

 덧붙여 일본에서는 전문용어로 " 床(とこ)衝撃音(しょうげきおん)"이라고 해서 즉, 걸을 때 바닥을 울려서 들리는 소음의라는 의미의 단어가 있다고 한다. 

굳이 우리나라의 "층간소음"과 직통하는 의미의 단어를 만들자면 上下階間騒音, マンションの騒音トラブル 정도가 있다고 하는데 저 기사를 올린 신문사 입장에서 본다면 그 기사는 당연히 일본인들이 본다고 예상하고 올렸을 것이고, 설마 한국인이 그걸 번역해가면서 읽을 거라고 기대하고 올리진 않았겠지... -_-

자동 번역한 기사가 아니라 엄연히 일본어판으로 올린 기사인데 현지인도 아니고 국내 한국인들에게 저런 옥의 티를 들킨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성의가 너무 없는 거 아닌가... 

뭐, 적어도 가끔 일본 현지 신문을 자동 번역으로 읽을 때의 기분보다는 낫겠지만 명색이 대기업 신문일텐데 이런 무성의함을 자국민에게 들킬 정도면 평소 감정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들이 저 기사를 보고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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