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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이 나오지 않은 독특한 일상 애니 구구레 코쿠리상

토리랑영원히 2023. 9. 21.

 하드 디스크를 정리하다가 보니 뭔가 캡처만 왕창 해두다 만 폴더 하나를 발견했는데 구구레 코쿠리상이라는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면서 캡처해두었던 폴더였다. 

 근데 이걸 왜 포스팅 안했더라?? 

 영상은 고스란히 하드에 남아있는데 다시 보다 보니 생각이 났다. 

 작년 초쯤엔가 원작 단행본은 없고 만화책으로 보려면 전자책으로만 볼 수 있는 애니라고 해서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어 보기 시작했었다. 

 7화쯤까지 보다가 그때쯤 일본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시기라서 이걸 기필코 알아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보니 7화까지의 리뷰만 남기기로 했던 것 같은데 혹시나 다시 감상해보니 그때에 비해 조금은 무난하게 알아듣긴 하겠는데 좀 딱딱하고 전통적인 단어라고 해야 하나.

 요괴물이기도 해서 약간 종교적이고 윤회 비슷한 단어와 문장들이 이어지니 이걸 의무적으로 알아들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우자니 지금도 일본어 공부는 하고 있지만 애니나 영화를 감상하는 건 청해의 부담감 때문에 그리 마음이 편치는 못하다. 

 오늘 그 내용을 포스팅해보려고 다시 7화까지만 재감상을 했는데 뭔가 무거운 포인트가 있는 듯 하다가도 역시나 가벼운 웃음으로 마무리되는 딱 일상물이었다. 

 

 

오늘의 애니메이션 소개

 

제목 : 구구레 코쿠리상(원제 : 繰繰れ!コックリさん)

방영 : 2014년 10월~12월

러닝타임 : 12부작(1회당 24분)

시청 등급 : 전체등급??

 

짧은 줄거리

 

: 넓은 구옥에 혼자 살고 있는 코히나. 

코히나가 하는 짓거리에는 어떤 계기를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 

그냥 쟤는 저러려니 하고 보는 게 이 애니를 즐겁게 볼 수 있는 포인트. 

어느날 코히나가 주술로 불러낸 여우 요괴 코쿠리상. 

당연히 어린 코히나가 왜 혼자 살고 있는지, 주술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코쿠리상을 왜 불러낸건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다. 

이후로 누가 누구에게 엮인 건지 모를 정신사나운 일상이 이어진다. 

 

 

초반엔 다소 음울한 분위기의 색채로 분위기를 잡기 때문에 좀 우울하거나 음침한 분위기의 애니로 오해할 여지가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을 인형이라 소개하는 코히나에 의해 이끌려나온 여우요괴 코쿠리상. 

세계관상 가장 꽃미남에 자상한 캐릭터이지만 실컷 불러내놓고 면박을 주는 코히나 때문에 시작 초반부터 이미지 팍팍 구기며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안겨주는 주인공 클래스. 

 

 

불러내놓고 가라고 면박을 받으면 한대 쥐어박고 갈 것 같은데 이게 남녀 공동주연 버프 때문인지 다른 가족에 대한 연고도, 친구도, 생활 형편도 미스테리한 코히나에게 도리어 씌움을 당하는 측은지심의 선구자 클래스 코쿠리상. 

 

 

뜬금없이 자신을 불러낸 인간 꼬마에게 코꿰어 당일부터 식모살이를 자처하시는 코쿠리상. 

그간 보아온 애니속, 특히 주술이나 요괴 관련 애니에서 보면 여우들은 대개 수제 요리에 탁월하던데 이 애니 역시 거기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티가 팍팍 난다. 

 

 

아주 자연스럽게 청소며 빨래, 코히나의 몸상태 점검까지 코히나의 집사로 딱 자리매김했으면서도 조금만 자신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악령 퇴치용 소금 세례가 이어진다. 

 

 

2화쯤으로 넘어오면 아무것도 없이 4차원작 천성만 가지고 혼자 살아온 코히나에 비해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시간을 혼자 살아온 코쿠리상이 오히려 안식을 필요로 하는 캐릭터로 보인다. 

 코쿠리상의 대사를 빌리자면 과거에는 많은 사람이 자신을 신격화 해서 모셨다고 하는데 현재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아직까지 과거의 토속 신앙 관련 축제가 많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지방에도 도시화가 진행되거나 젊은이들이 많이 빠져나가서 그 전통 축제들을 이어나갈 세대들도 거의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아마 과거에 비해 많이 것이 변한 현대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일본의 전통에 대한 아쉬움을 살짝 꼬집고 있는 것도 같다. 

 

 

모든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코쿠리상에 비해 여주인공인 코히나의 태도는 에피소드 내내 뻣뻣 그 자체. 

가끔씩 나이답게 코쿠리상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코쿠리상이 코히나에게 가장 먼저 원했던 게 뭐냐 하면.....

 

 

그런데 주위의 모든 존재물이 그녀의 그것을 외면한다... ㆀ

 

 

맨위에도 소개했다시피 낡긴 했어도 넓직한 집 안에 코쿠리상이랑 코히나 단둘이 살게 하기엔 공간의 낭비라고 생각했는지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주인공들이 서서히 늘어나는 기미를 보인다. 

일단 개요괴인 이누가미(좌측)와 너구리 요괴인 시가라키(우측). 

뜬금없이 코히나와 코쿠리상의 일상에 뛰어들어 빌붙기 시작한 이누가미와 시가라키, 두 요괴들은 다른 듯 보이면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바로 코히나를 바라보는 시각인데 뭐랄까. 

먹잇감을 코앞에 둔 하이에나???보다는 조금 약화된 캐릭터라고나 할까.. 

이누가미는 코히나를 자신의 반려자로 꿰어차려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흑화하는 기미를 보이고 시가라키도 좀 양심없는 기미를 보이긴 오히려 코묻은 뭐까지 사기치려는 면모가 좀 더 과하다. 

너구리답게 누군가를 사기쳐서 경제생활을 이어나가는데 과거 코쿠리상과 지인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코쿠리상을 사기치려고 노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코히나의 지갑까지 수시로 노리는 정말 추~~한 아저씨의 면모를 보여준다. 

 

 

특이한 게 있다면 이 집에 들어온 서열상으로는 이누가미가 코쿠리상 다음인데 유독 이누가미는 개집에서 은거한다. 

보통의 개라면 다르겠지만 코히나에게 수시로 끈적거리는 대쉬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태세이기도 한데 이누가미가 코히나에게 가장 근접할 때 사용하는 스킬은 영상으로 직접 알아보기를 권한다. ㅋ 

 

 

코히나만 모르고 있고 요괴들은 알고 있는 그들의 연. 

 

 

화려한 육탄전 없는 애니메이션

 

요괴들이 등장하니 뭔가 비현실적인 대결이 마구마구 펼쳐지나 하고 기대하시는 분들은 실망할 만큼 액션씬은 거의 없다. 

물론 사사건건 티격태격하는 코쿠리상과 이누가미의 거친 육탄전이 펼쳐질 때는 있지만 조금 과한 씬으로 넘어가려나 싶다가 금새 진정되는 편이라 많이 자제된 편이다. 

오히려 좀 위험물 취급을 받던 시가라키 아재의 코히나를 위기에서 구해내기 위한 액션이 살짝 빛나는 편이다. 

우측 사진에서 우측 눈에 생긴 흉터가 그 증거다. 

 

 

스토리 중반을 넘어가면서 자신들의 가족이자 중심인물이 된 코히나의 사교성을 키워주기 위해 코쿠리상과 이누가미가 학생으로써 코히나의 반에 잠입할 때부터 스토리의 분위기가 좀 더 살아난다. 

확실히 학교에 관한 이야기라면 현실속 잔인한 이야기보다 애니속의 이런 가벼운 스토리가 좋다.. 

 

 

 거기다 학교에서 조금 겉도는 아이인 코히나이지만 그 코히나조차도 눈치채지 못했던 정말 겉도는 캐릭터 지메코가 있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는 코히나를 골탕먹이기 위해 지메코가 1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자신을 내던지는 희생정신(??)은 너무 비현실적이지만 눈물겹고 조금은 유치하다. 

 내가 어릴적에 다른 애가 너무 성가시게 굴어서 어머니나 할머니,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면 그게 내게 관심을 끌려고 그런 거란다. 

 실제로는 그게 아닌데.... 지메코라는 캐릭터는 그 당시 우리 부모님들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만든 캐릭터인가 본데 정말로, 그것도 요즘 저런 아이가 있다고 아이들을 설득하려는 의도는 아니겠지.... 

 

 

 오, 코쿠리상이랑 이누가미까지 학교생활에 가담했으니 코히나에게 친구도 생기고 학교생활에 재미붙이고 그러면서 이야기가 진전되려나............ 싶었는데 색다른 캐릭터가 또.............. 등장한다... 

 냥냥 거리는 걸 보니 쟤(우측)는 고양이과 요괴군... 

 뭔가 팍 튀어오른다든가 대폭소를 하게 만든다든가 하는 장면은 거의 없다. 

 2기는 나온 것 같지 않고 지금까지 본 대로라면 어떤 결말을 보여주기보다는 코히나가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있는 인연으로 앞으로 서서히 변해나가는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 메인 스토리인 듯하다. 

 그 스토리를 가장 잘 이끌어나가는 주축으로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저 냥냥이 말고도 아직 2~3마리가 더 등장한다는 얘기도 있다. 

 지금까지 보아온 대로 마구마구 흥미진진하지는 않으면서도 틈이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에피소드를 열어볼만한 잔잔하고 방정맞은(??)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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