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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정서적 결함과 교사의 정서적 학대를 구분 좀 하자

토리랑영원히 2023. 9. 16.

 

안양에 있는 모 국민학교에서 시작된 본격적인 초등학교 생활. 

학교내 입학초 단계초단계부터 졸업할 때까지 난 모든 교사와 또래 선후배들 사이에서 유명할 수밖에 없었다. 

체구가 워낙 작아서 나보다 작은 아이를 찾아보려면 내가 6학년 당시에 3학년 이하의 후배들 사이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으니 여선생님들에 비해 어린 아이를 다루기 좀 버거워했던 남선생님들은 행여나 대소변은 잘 가리려나 고민하는 분도 계셨다. 

 특히 초등 1학년 때의 내 기억속에도 너무 듬직한 체구의 남자선생님이, 그것도 1학년 아이들을 맡으셨다는 게 상당히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여선생님들처럼 아잉~~ 하는 부드러운 스타일은 아니셨지만 늘 과묵함으로 큰소리 없이 아이들을 컨트롤하셨는데 혹여나 아이들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래선 안되지... -_-" 하는 힘있는 한마디에 아이들은 바로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당시엔 입학 초기 한동안 우리 할머니가 등교길에 동행하셨었기 때문에 선생님에 대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계셨다. 

 

"얼굴은 좀 우락부락한데 심성은 참 착해보이더라..." 

 

요즘 같으면 생김새에 걸맞은(??) 인성을 자랑하는 일명 쓔렉이들이 너무 많이 출몰하는 통에 절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아우성이 나올 법한 소리지만 적어도 그 땐 사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말이 어느 정도 통하는 시기였다. 

 

 

교사들도 부모와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지금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선생님들과 접했다. 

단숨에 여기저기서 수십명 아이들의 아우성이 터져나올 때면 한숨을 내쉬며 짜증을 내쉬는 선생님들이 있는가 하면 조금 고함 같은 조금 강압적인 모습으로 아이들의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요즘 흐름대로 본다면 100% 정서적 어쩌구로 선생님들을 몰아넣기에 충분한 행동이지만 당시에는 수십명의 아이들을 아름답고 나긋나긋한 방식으로 통솔하는데는 한계가 있지 않나. 

 10살 이하일 때와는 달리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이들도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과격함을 서서히 드러내기도 한다. 

 흔히 몽둥이 찜질은 만능의 교과서라는 말의 의미를 그 땐 모두가 알고 있었다. 

적어도 그걸 남용하고 자신만의 어마어마한 특권으로 막 나가는 일부 교사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체벌이 왜 나쁜 건지 난 지금도 이해가 안간다.

 

 체벌이라는 건 잘못에 대한 벌이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사랑의 매"라는 단어 자체를 말살하면서까지 매를 드는 선생님들은 무조건 악행의 주범으로 몰아넣더니 이젠 단순한 반성문이나 잘못에 대한 지적, 벌칙 정도까지 잘못을 한 아이에 대한 모든 것을 있어서는 안되는 행동으로 몰아넣고 있다. 

 뭐든 아이의 행동에 제한만 걸면 무조건 정서적 학대라니... 

 그럼 각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뭘하고 있는 거지?? 

 별의 별 학대라는 단어가 다 나오더니 그놈의 정서적 학대라는 어디서 굴러먹다 나온건지 모를 뜬금없는 단어가 모든 부모들과 아이들의 정서적 맛탱이를 완전히 실종시키고 있다. 

 부모가 해야 할 도리를 제대로 행하지도, 앞으로 행할 생각도 없으면서, 그 모든 대책을 교사가 알아서 해주길 바라면서, 교사들이 뭔가 하나를 할 때마다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갖은 태클에 법적인 잣대는 물론 협박까지 가하는 똥배짱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가정에서 아이의 교육상 자주 사용하던 볼기 때리기조차 자녀학대나 폭력으로 간주되는 시기에 교사들이라고 해서 어떤 특별한 해법이 있다고 생각하나... 

 

각가정 교육 노하우는 타고난 유전인자가 가지고 있다.

 

 사람마다 이어받은 유전인자가 있고 각자의 타고난 성질이 있다. 

그에 따라 각 가정에서는 자신의 몸에서 우러나오는 아이에 대한 교육커리큘럼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과거와 달리 부모가 일일이 자녀의 행동에 집중하고 케어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정 그렇다면 학교를 믿고 따라볼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으면서 도대체 왜 끝까지 학교를 고집하는지... 

 

 

 

내 아이가 처한 모든 상황은 내 아이가 피해자??

 

며칠 전부터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모 어린이집 똥기저귀 테러 사건. 

저 해당 사건의 영상을 보면서 쩍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내용을 보면 아이에게 생긴 작은 상처와 그 아이를 작은 골방에서 혼자 재웠다는 점에 촛점이 맞춰져있는데 상처는 아이끼리 부대끼다 보면 특별한 충돌이 없이도 생길 수 있는 거고 골방에서 재웠다는 것도 내 기준에서는 골방에서 재운 게 뭐가 어때서 저랬을까 하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낮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깨어있는데 아이가 혼자 잔다면 행여나 생길지도 모를 다른 아이들과의 충돌 사고를 대비해서라도 다른 한쪽으로 아이를 옮겨두는 게 나쁘지는 않다고 보는데 문제는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대응이다. 

 아니, 앞뒤 상황도 제대로 모르면서 아직 말도 제대로 떼지 못한 아이의 말만 믿고 한참이나 나이차이나는 교사에게 저게 할 짓인가. 

 지금까지 그 어떤 교사들의 사건, 사고를 매스컴을 통해 접해봤어도 저런 말도 안되는 대처를 하는 학부모는 보다보다 처음이다. 

 만약 해당 아이의 상황이 어린이집이 아니라 중고등학교 정도의 학생 사건이었다면 저 교사가 어떤 일을 당했을지 눈앞이 아찔하다. 

 벌써부터 앞뒤 안가리고 내 아이가 처한 상황만 눈에 보여 정신 컨트롤을 못한다면 그냥 집안에서 스스로 아이를 케어하는 편이 인류를 위해 저 학부모 가족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이지 않을까.

가장 최근 기사를 보면 여전히 뭔가 억울한듯 되레 통곡을 하며 인터뷰하던데 그 인터뷰를 보고 그 학부모를 두둔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최소한 그 학부모의 가족이나 친지 정도였으리라 확신한다. 

 

최소한의 이성과 배려를 지니고 있었던 예전의 학부모들. 

 

 다시 내 9살, 10살 즈음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 즈음엔 여선생님이 담임을 맡으셨다. 

반 친구들의 긍정적인 반응 때문인지 2학년 때 우리 반을 맡았던 담임 선생님이 3학년 때도 연속으로 담임을 맡으셨었는데 내 기억엔 그 때가 같은 반 친구들의 엄마들이 학교를 가장 자주 방문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당시는 80년대여서 지금과는 달리 가정의 경제력은 아버지가 모두 담당하고 어머니는 집안 가사일을 도맡았던 말 그대로 옛날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이 학교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도 확인하고 선생님들과 모처럼 인사도 나눌겸 겸사겸사 학교를 방문하는 쪽은 대부분 어머니 쪽이었다. 

 거기다 담임 선생님이 어머니들과 같은 성별인 여성이라는 점은 어머니들이 학교를 마음 편히 방문하기에 무엇보다 적절한 상황이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각종 SNS가 잘 발달되어있지만 그런 매체들이 교사와 학부모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각종 폄하로 이어지는 부정적 상황인터라 요즘 교사들은 폰 메세지만 울려도 심각한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니 나 스스로도 당시 상황을 잘 설명하기가 이렇게 힘들 수가 없다. 

 

 "OO이는 좀 산만한데 적극적이라 학급 모든 일에 앞장서서 참 기특해요."

 "OO이는 조금만 노력하면 성적이 오를텐데 이걸 이렇게 해보시면 좋겠어요..." 

 

 학급의 각 아이들의 장단점을 어머니들께 세세히 설명해가며 대화를 여러가는 선생님과 그 노력에 대한 고마움에 선생님과 서로 손을 맞잡고 있는 엄마들의 모습이 그렇게 정겨울 수 없었다. 

 아이들 역시 자신이 가끔 한 실수와 잘못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당시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분들 덕분이었다. 

 나도 서서히 학년이 오르고 역시나 남자아이답게 짖궂은 행동도 해가면서 선생님들에게 찍히기도 하고 지금도 생각하기 싫은 체벌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도 교사들에 대해서는 절대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 없을만큼 자녀 교육에 있어 교사들의 비중은 컸다.   

 수십명의 아이들을 다루다 보면 단순히 교과과목 교육만을 우선시할 수는 없는 법.   

 

 

 

그냥 학교교과목만 가르치면 교사도 편해..

 

어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모 교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은 여지껏 학부모에게 단 한건의 항의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그 요령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냥 뭘 하든 내버려둔다는 거다. 

수업시간 도중 애가 고성을 지르건 말건, 옆자리 학생을 때리든 말든, 다른 학생 물건을 훔치든 말든.... 

그리고 마지막 히든 카드는?? 

학부모에게 아이의 상황을 묻는 질문이 오면?? 

"그냥 뭐든 잘하고 있습니다, 아무 일 없어요..."로 일관하면 된다고 한다. 

 

90년대 초부터 예고되어왔던 현재의 교육계 상황.

 

 잠시나마 난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대학에 가려고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91년이었는지 92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뉴스에서 앞으로 교육대생(혹은 교사)을 뽑는데 있어 외모에 제한을 둔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난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전 어느 드라마에서 회사 이미지상 관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면접에서 탈락시킨다는 에피소드를 본 적이 있다. 

 근데 그게 아주 대놓고 제도로 만들어진다니 이게 무슨 일이고?? ㅇ.ㅇ?? 

 해당 상세 내용을 대충기억해내자면 어린 아이들에게 압박감을 심어줄 외모도 절대 합격불가에다가 키의 제한이 155cm였나... 

 당시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조금이나마 꿈꿨던 내게는 151cm라는 내 키(에구, 민망) 때문에 아연실색할 소식이었다. 

 뭐, 그것만이 아니라도 차후 여러 상황 때문에 대학은 포기했지만 결국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 말 그대로 순둥순둥한 교사, 아이들이나 학부모에게 무조건 네네~~하고 복종할 교사들을 미리부터 포섭하려는 기미가 그 때부터 역력했다. 

 

부모와 아이가 가진 정서적 결함을 정서적 학대로 둔갑시키지 마라.

 

여전히 교사들의 크고 작은 문제가 매일같이 문제시되고 있지만 내용을 제대로 열어보지도 않으면 정말 지금의 교사들이 모두 한강에 뛰어들만한 사건이 한둘이 아니다. 

자신의 아이의 잘못을 지적해서,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둬서, 반성문을 쓰게 해서 등등 그 이유는 참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 일색인데 이 모든 게 아이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고 주장한다. 

 도대체 저게 다 정서적 학대면 아이에 대한 잘못은 도대체 뭘로 가르쳐야 하지?? 

 결국 잘못을 하든 말든 그냥 내버려두라는 의미인데 지금 국내 사건, 사고 돌아가는 꼬라지가 저 학부모들에게는 보이지 않나... 

 친구를 이유없이 때려도, 지나가는 시민에게 아무 이유없이 해를 가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이 나라 꼬라지가 안보이냐고?? 응? 응? 응? 

 결국 그 사태를 자신네 아이들이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그냥 나이가 어린 아이들일 뿐이고 죄에 대한 인식은 확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이니까~~라는 인식 하나로 자신이 어린아이라는 점에 뭔가 특별한 의식을 심어주는데만 급급한 게 현실이다. 

 

 문제성 교사들의 문제를 전교사들에게 넘기는 행태는 정말 잘못된 거다. 

 흔히 말하는 체벌의 도를 훨씬 넘어선 "폭력" 자체의 면모를 여과없이 보여주는 교사들도 아직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정치계, 법조계에서는 넘어서는 안될 선을 구분하기가 참 힘들어졌는지 그걸 모두 다 범죄시하는 방향으로 통일시켜버리는 무모함을 저질렀고 그에 완벽하게 적응해버린 국민이 상당수다. 

 해당 학부모들은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이해하기도 힘들고 다른 아이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유독 자신의 아이만큼은 그걸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걸 교사가 일일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다면 그건 교사가 아니라 의료인이다. 

의료인이라고 해도 육체적인 문제에 비해 정신적인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의료인은 거의 없다. 

교사들이 무슨 고소득 부르주아도 아니고 그 많은 아이들을 담당하면서, 학부모는 물론 학생에게까지 그런 인간 미만의 행패를 당해가면서 어디까지 감당해주기를 원하나. 

 

 길에서 행인이 낭패를 겪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라도 나서서 뭔가 해결책을 찾는 게 도리다. 

 그런데 정작 내 아이들이 하는 행위는 뭘 하든 그냥 내버려둬라?? 

 잘못된 행동을 보면 바로 잡으려고 먼저 나서는 게 당연한 직업 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 또 한 교사인데 교권을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시켜야 속이 풀리지?? 

 나중에 저 애들이 성인이 되어 사고라도 치면 저 학부모들이 어떻게 나설지 이미 정해져있다.. 

 그렇게 교사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싶다면 차라리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말고 영국 왕실에 갖다 앉히고 왕실 바깥으로는 나오지 말라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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