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보는 일상/👨‍🎓 일상의 일본어 상식

일본은 해외에 자랑할만한 요리가 없는 건가

토리랑영원히 2021. 12. 22.

하루 일을 끝내고 귀가해서 컴퓨터 앞에 앉으면 이제는 매일 뻔해진 뉴스보다는 유튜브에 먼저 접속한다. 

요근래 중국의 제멋대로식 한국 문화 가로채기가 절정인데 또 뭘 가로챘다가 들통났다는 영상 하나가 떡하니 떠오른다. 

잉?? 그런데 이번에는 차이나가 아니라 일본이네??

일주일쯤 전에 올라온 영상인데 가만보니 규모가 꽤 큰 요리 대회에서 한국의 "갈비"를 자기네 나라 발음대로 "가루비"로 둔갑시켜 일본의 전통 음식인양 대회 참가용품으로 내놓았다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유학까지 다녀간 대장 쉐프에게 들통나서 대망신을 당했다는 이야기였다. 

자기네 나라 식민지였던 나라가 이젠 자기들을 서서히 앞선다는 것에 대한 자존심이냐, 아니면 자격지심이냐... 

 

일본대표요리

 

해외 음식이 맛있다고 해도 한참 먹다 보면 얼마 안가 자신의 몸이 길들여진 자국의 음식이 그리워지는 법인데 저것들은 해외에 나가서 한국 음식이 생각나나?? -_-?? 

꽤 오래 전에 우리나라 김치를 "기무치"라는 변종으로 만들어서 판매하더니 그게 장사가 꽤 잘 된거겠지... 

내가 본 일본 애니속 어머니중에 가장 전형적인 어머니상인 아따맘마의 한애숙 여사가 가만 보면 음식 솜씨가 없는 게 아니라 일본을 대표할만한 음식이 규동이나 초밥 말고는 없나 하는 생각이 들던 찰나 요번에 청해 공부를 위해 청취했던 2화에서는 그간 매일같이 어묵 하나로 밥상을 휘어잡던 한애숙 여사의 모습과는 달리 미깡(아리)에게 무척이나 신선한 저녁 밥상을 제안한다... 

 

"今日の晩御飯何が食べたい?"

(오늘 저녁 뭐가 먹고 싶어?)

 

한애숙 여사가 제안한 메뉴는 다음과 같다. 

 

쇼가야키

 

첫째, 生姜焼き(しょうがやき).

직역하면 생강구이인데 생강을 구운 것이 아니라 절인 돼지고기에 생강즙을 첨가해서 구운 요리라고 한다. 

 

니꾸자가

 

그 다음으로 두번째가 肉じゃが(にくじゃが)。

돼지고기에 감자랑 당근 등 여러 채소를 넣고 설탕, 간장 등으로 조린 음식. 

나도 일식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조린 음식은 살짝 경계하는 편인데 짜도 너무 짜다....;;; 

 

일본식 카레

 

세번째로 아리에게 제안한 음식은 바로 카레. 

이건 뭐 처음에 말한 대회에서 음식을 표절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한애숙 여사가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식재료들을 한방에 처리할 때 자주 애용하는 일본식 가정 메뉴. 

 

 

 

커리라는 게 있는데 커리는 인도쪽 대표 메뉴고 카레는 일본식이라는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설마 이것도 이름만 자기네식으로 바꿔서 베낀 음식은 아니겠지...;;; 

일본식이라고 했으니 약간 창의력을 발휘해서 자기들만의 독특함을 집어넣었다고 믿고 싶다... 

 

돼지고기 된장국

 

마지막으로 豚汁(とんじる)。

쉽게 말해 돼지고기를 넣어 만든 된장국이라고 보면 된다. 

된장국의 일종이니 우리나라의 된장국과 어느 정도 통하는 면이 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미소시로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차이를 알 수 있겠다. 

이렇게 놓고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은근히 우리나라 요리랑 통하는 면이 많네... 

전에는 그냥 일식이려니 하고 보던 음식들이 괜히 여기저기 본고장을 따지고 싶어지네, 막 그냥.... 

 

뭘 먹을까

 

평소 차린대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음식에 둘러싸여있던 아리. 

오늘은 자그마치 4개의 메뉴를 선정해두고 그중에 골라보라는 엄마의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한참을 망설인다. 

(사실 이유는 다른 곳에....) 

 

무엇보다 이번에 일어난 음식 표절 사건은 위의 메뉴들을 보아도 알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자신들이 만든 음식의 독특함을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특징인 메뉴명을 아예 포기하고 갈비라는 이름을 그대로 차용해버리는 담대함을 보였다는 사실. 

우리 조상님들의 일상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았던 천인공로할 만행국에서 이젠 마냥 무시하고 깔보던 국가의 전통 음식마저 슬그머니 카피하는 추잡국으로 직행해버리는 걸 보면 자신들이 필요할 때와 거추장스러울 때의 변화가 아주 과감하게 극과 극을 달린다는 말이 딱 맞네.. 

그런데 이래서야 세계 어느 나라를 앞에 두고서라도 그들에게 제대로 된 믿음을 살 수 있을까.... ㅇ.ㅇ?? 

 

그러게 허구헌날 전쟁이나 하자고 들이밀고 이겼다고 주접떨지 말고 본인들 유산을 좀 만들어두지 그랬어...

과거의 만행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추한 행태에도 여전히 그래도 같이 좀 살아보자고 생각해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안됐다는 생각만 든다(나 포함). 

일식도 꽤 맛있던데 본인들 것을 아낄 줄 모르는 거냐? 아니면 욕심이 과한 것이냐... ㅡㅡ;;;

제발 우리 집안 내력도 모르는 내가 자기네 나라 경제 상황과 여성들의 사회생활 개선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점점 회의를 느끼게 만드는 추접한 수작 좀 줄여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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