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한학기, 한학년, 한해를 보내는 기분을 한방에 끝

토리랑영원히 2021. 12. 20.

바로 이틀 전, 1년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1학년의 결과를 알아보는 기말시험을 끝냈다. 

해마다 이맘 때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괜히 분주한데 요즘은 분주하다기보다는 그냥 조급하다. 

뭐든 얼른 마무리하고 보자 식으로 변해간다. 

이틀 전 오후, 점심 식사 무렵까지만 해도 나까지도 뭐가 그리 성급한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정신이 없었다. 

모처럼 쉬는 날이지만 아침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억울함이 앞서니 당연한 증상인가... 

 

첫눈 내리는중

 

아침부터 날씨는 또 왜 그렇게 추웠는지 그 기온에 기말시험이라는 긴장감이 겹쳐서 살짝 배까지 아파온다. 

오전 시험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집으로 잠시 돌아와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남은 시험을 보기 위해 다시 나선 길. 

어라?? 온 세상이 하얗다. 

크리스마스 이전에 이렇게 눈이 새하얗게 내린 걸 본 게 벌써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시험이고 뭐고 살짝 저 위에 굴러보고 싶은 감정이 복받쳐오르는 걸 보면 아직 내 정신적인 시각은 그렇게 늙지 않았나보다. 

다만 몸뚱이가 정신 상태를 안따라주니 그게 문제지...;;; 

 

남아있는 눈

 

적어도 어제 아침에 잠시 마트에 들르러 갈 때까지는 역 주변에 이렇게 쌓인 눈이 남아있었는데 저 쌓인 눈을 밟을 때 뽀드득거리는 느낌이 좋아서 난 일부러 한번씩 밟고 지나가지만 행여나 얼어서 빙판길이 되면 위험할 일을 미리 대비해야 하니 지금쯤이면 주변 모든 길에 눈의 흔적이 싹~~ 지워졌을 걸 생각하면 좀 아쉽다. 

다음 주 연말이 오기 전에 저런 눈을 한번 더 볼 수 있을까... 

흑이 모든 것을 물들이는 느낌이라면 백은 그 오염도를 깨끗이 씻어내는 느낌이라는 게 딱 맞는 것 같다. 

잠시 그냥 첫눈 구경을 했을 뿐인데 하루가 지났는데도 아직 그냥 저 위를 거닐고 싶으니 이럴 어쩔까나.. 

 

시험 완료

 

그건 그렇고 집에 들어와서는 다시 현실적인 감각을 신속하게 되찾는 일 역시 필수다. 

이틀 전에 시험이 어땠더라... 

무난하게 풀린 것 같기도 한데 풀다보니 저런 내용이 교재나 강의 영상 안에 있었던가 의문이 들 정도로 조금 생소한 문제도 있고 1학기 때는 몰랐는데 답이 2개인 문제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 정도면 잘 됐겠지 하고 나오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입학 초기에 목표를 좀 크게 잡았던 게 나에게는 화근이었던 게 분명하다... 

 

 

장학금을 받겠다거나 올A를 받겠다거나 그런 부푼 꿈은 아니었지만 방송대생들에게 주는 학교 조언을 살펴보자면 이왕이면 목표를 자기 생각보다 한단계 높게 잡으라고 해서 그랬던 것 뿐인데 이게 내 발목을 너무 과감하게 잡아버린다. 

이번 2학기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는 몰라도 못나오면 못나오는 대로 아쉽겠지만 잘 나온다고 해도 또 내 스스로 발목을 잡는 시도를 유도할테니 어느쪽이 낫다고 보기도 참 그렇다. ^^;;; 

 

쭈글쭈글 붕어빵

 

마트에 들렀다 오는 길, 오랜만에 붕어빵을 샀다. 

붕어빵을 그리 자주 먹지도 않지만 우리 집 근처 붕어빵 포장마차는 문여는 날보다 문닫는 날이 더 많아서 어쩌다 영업을 하는 게 보이면 무조건 사야 되는 마법의 영업 노하우를 발휘하는 곳이랄까. 

그런데 얘들 도대체 왜이리 쭈글쭈글 홀쭉한겨?? 

내가 기억하는 예전의 붕어빵들은 그래도 제법 붕어라는 이름답게 통통한 촉감이 좋았는데 가죽(??)을 만드는 밀가루 재질 때문인 건가, 아니면 속이 부실한 건가... 

 

허술한 속

 

단팥 앙꼬가 들긴 했는데 속이 얼마나 빈티가 나면 뱃가죽이랑 등가죽이 착 달라붙었을꼬... 

에구, 잠시 현실을 좀 잊어보려던 찰나에 내년도 우리 서민 살림살이를 딱 보란듯이 예견해주는 이 붕어빵의 잔인함... 

이거 잊을만큼이면 이번엔 전국 폭설이 내려도 부족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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