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일반 건강검진 아직 안받았다면 예약은 필수

토리랑영원히 2021. 12. 17.

국민 건강 보험 공단이라는 이름, 평소에는 잘 떠오르지 않는 기관명이지만 이맘때면 누구에게나 친숙해지는 긴 글자의 국기 기관이지.... 

올해에도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할 시기가 됐다. 

작년만 같았어도 직장에서 시행하는 날 가서 받았으면 됐을텐데 올해에는 직장 건강 검진을 받기로 했던 당일 그놈의 코로나 확산 폭발 때문에 직원들 모두 개별적으로 받는 것으로 바뀌었다. 

 

건강검진 출발

 

일반 검진이라고 해도 평일, 그리고 웬만하면 예약 필수!!

지난 주초에 처음에는 집 가까운 종합병원에 연락을 했었다. 

전 같으면 그냥 당일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되는데 요즘은 시국이 이렇다 보니 각 병원마다 환자가 넘쳐 웬만하면 어떤 병 증상이든 예약을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하길래 혹시나 해서 전화 연락을 했더니 자그마치 내년 1월까지 예약 환자가 꽉 차서 현재로는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우리 동네에서는 제일 큰 병원이 그 정도라면 이거 어쩐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검색을 해서 다른 병원 전화번호를 눌렀다. 

 

"주말에는 예약 환자가 다 찼고요. 평일에는 오전 8시 30분에서 11시 30분 사이에 오시면 됩니다. ^^" 

 

오, 다행히 집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걸리는 병원은 그냥 가도 된다고 한다. 

단, 평일에만!! 

그래도 출근을 안하는 날이니 좀 느긋하게 나갔더니 날카로운 황소바람이 날 격하게 환영해준다. 

으미... 오늘 한파였어... 

 

검진 대기자들

 

혹시 모르니 병원에서 문자로 보내주는 문진표는 꼭 작성해서 제출!!

평일엔 예약 안해도 된다고 하지만 당일 바로 가는 게 아니라 며칠 뒤에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며칠 사이에 어떤 변동 사항이 있을지 모르니 병원측에서 문자로 보내주는 문진표는 꼭 작성해서 미리 제출해두도록 하자. 

나는 지난 주 금요일쯤 전화해서 문진표 보내고 딱 일주일만인 오늘 갔는데 검진센터가 있는 지하로 내려가니 쇼파마다 한칸 건너 한명 정도의 대기 환자들이 꽉 차 있었다. 

병원에 도착한 게 10시쯤인데 평일이기는 하지만 모처럼 연차로 쉬는 날이라 좀 여유있게 출발을 했는데 요즘은 그 여유마저도 압박을 가해야 하는군... 

 

건강검진 신청서

 

직장에서 직원들한테 나눠준 신청서에 수다닥 적어놓고 줄서서 느긋이 한바퀴 돌면 끝나던 게 건강 검진인데 이렇게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이것저것 절차를 밟으려니 그리 복잡한 것도 아닌데 왜이리 이것저것 복잡해보이지... 

다행히 얼른 작성하라고 누가 재촉하는 것도 아니니 한파바람에 얼어버린 몸 좀 녹여가며 느긋하게 작성해주었다. 

 

탈의실 입구

 

신청서를 작성하고 나니 탈의실 가서 웃통을 홀딱 벗고 병원 가운으로 갈아입으란다. 

엑스레이 같은 거 때문에 그러나본데 그냥 상의 걷어올리고 받으면 안되나... 

아무튼 수많은 사람이 함께 신속하게 검사를 받으려면 병원의 요청에 잘 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 

옷 갈아입으러 탈의실로 가는데 이건 무슨 공중 목욕탕도 아니고 모른 사람들 사이에서 웃통 벗고 옷갈아입으려니 참 머쓱하기 그지 없었다.. 

 

환자용 팔찌

 

이건 병원에서 나눠받은 환자용 캐비넷 팔찌. 

검사 항목에 따라 이 방, 저 방으로 이동하는데 그때마다 벽에 표시된 곳에 저 팔찌를 대고 체크를 해주어야 한다. 

 

 

옷갈아입다가 저걸 자기 캐비넷 안에 넣어놓고 문을 닫아버리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는데 아무래도 팔찌이니 팔목에 차고 다니는 게 가장 수월할 듯 하다. 

 

소변검사용 컵

 

구강 검진은 후딱 해버리고 소변 검사... 

컵 밑바닥이 잠길 정도로만 받아오라고 하는데 어찌나 다른 환자들이 연이어 문을 열고 들어오는지 별 수 없이 큰 일 보는 곳으로 들어가서 일을 봤다. 

난 직장에서도 바로 옆에서 누가 일을 같이 보면 소변이 안나오는 신경 예민 중증 아재... 

 

채혈 대기채혈 밴드

 

돌고 돌아 드디어 팔꿈치 앞쪽에서 피를 뽑는 채혈 단계가 돌아왔다. 

작년부터 이래저래 전국민이 병원 출입할 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우는 마당에 또 주사바늘이라니.... 

잠시 따끔할 뿐이지만 아무리 어른이라고 해도 주사를 반길 수는 없지... 

이게 제일 아픈 검사라서 이 채혈 검사만 받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뒤에 검사가 더 있다. 

키나 몸무게, 그리고 혈압 검사같은 건데 특히 혈압 검사는 요즘 계절 때문에 실외에 있다가 들어온 사람은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잠시 내려가버리는 경우가 많아 혈압도 순간적으로 내려가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가보다. 

 

검진 의료실

 

예상했던 대로 혈압을 제일 마지막에 체크하러 왔다. 

이곳 말고도 아직 들어가보지 않은 방이 여럿 있었지만 우리같은 일반 검진 대상자들은 그 중 절반 정도만 입장하면 되니까 시간 오래 걸릴까봐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요즘은 시기 탓에 이 날만 해도 한시간 빠듯하게 걸렸다. 

 

내부를 서성거리다

 

배는 고파죽겠고 혈압 검사만 하면 끝인데 한파 속 황소바람을 맞고 온 탓인지 혈압을 두번 연속으로 측정했는데도 계속 약간 저혈압이 나온단다. 

체온을 살짝이라도 올려주기 위해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검사를 해보자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병원 내부를 한 두어바퀴 빙~~ 돌아주었다. 

원래도 혈압 검사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2번 재는 것이 정석이고 오늘 같은 기온 급강하의 상황에서는 이런 경우도 자주 있다. 

 

건강검진 완료

 

검사 결과 수령은 우편과 모바일 중에 선택이 가능. 

10시 55분경. 

드디어 내게 내려진 우리나라 국민으로써의 권리를 모두 끌어내고 집으로 향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3주 걸린다는데 난 모바일로 결과를 받기로 했다. 

단, 구강 검사 결과는 현장에서 알려준다. 

 

귀가길

 

뭐 특별한 건 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쉬는 날엔 늘 아침은 건너뛰는데 병원 투어를 좀 했더니 그것도 움직인 거라고 배가 애절하게 고파온다. 

혹시나 아직도 건강 검진을 받을 준비를 안한 사람이 있다면 예전처럼 느긋하게 끝날 상황이 아니니 하루라도 서둘러서 받는 것이 모든 면에서 이로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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