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일상의 편리함과 환경 보호는 공존할 수 없는 건가

토리랑영원히 2021. 11. 18.

일상의 편리함은 환경보호와 안친해?

"형, 오늘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이야?"

"아, 맞다. 오늘 버리면 돼." 

 

매주 화목은 우리 서식지역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이다. 

그러니 월수금 저녁에는 베란다 쓰레기통을 한번쯤 흝어보는데 일반 쓰레기와는 달리 재활용 쓰레기는 양이 많은 게 아니라 부피가 큰 것들이 많아 200리터나 되는 비닐 봉투가 금방 차기 때문에 대부분 동생이 갖다 버린다. 

전에는 내가 몇 번 갖다 버린 적도 있었는데 내가 워낙 체구가 작아서 몇 번인가 계단에서 데굴데굴 싱크로나이즈를 할 뻔한 일을 겪은 이후로는 그냥 슬며시 동생에게 떠민다. 

몇 번인가 그것 때문에 서로 으르렁 거린 적도 있었지만 동생놈은 그냥 번쩍 들고 내려가면 끝나지만 그 쓰레기 봉투를 내가 들면 가뜩이나 남들과 같이 평지를 걷다가도 잘 자빠지는 내게는 뭔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당당하게(??) 동생이 갖다 버리기를 기다린지가 꽤 지난 것 같다. 

 

쓰레기통 형제

 

물론 그 재활용 비닐 봉투 크기를 작은 걸 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플라스틱 같은 쓰레기가 부피가 워낙 크니 비닐 봉투가 작아지는 만큼 갖다 버려야 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아오, 쓰레기를 저렇게 쓰레기통에 넣으니까 비닐이 얼마 안가서 금방 차는 것 같아." 

"그럼 어떡해? 비닐 큰 거 필요하다고 한 건 너잖아... -_-"

 

맞다. 

우리집은 배달 음식 같은 건 자주 먹지도 않을 뿐더러 퇴근길에 보이는 식당 대부분이 요즘은 배달이나 테이크 아웃을 하고 있으니 편안히 집에서 주문해 먹어도 그만이겠지만 그렇게 되면 바로 저 재활용 쓰레기통이 순식간에 차오르는 지름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이왕이면 큰 비닐을 준비해놓더라도 될 수 있으면 케이스 쓰레기가 덜 나오도록 하고 꾹꾹 눌러 담느라고 애는 쓰고 있다.  

 

재활용 비닐

 

때마침 내가 일하는 회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하고 나면 저런 커다란 비닐 봉투가  내 자리에 15장 정도 나온다. 

크기도 200리터가 넘고 어차피 회사에서도 내다 버리는 쓰레기라서 직원들마다 필요할 때면 한두장씩 꺼내가곤 하는데 나도 몇 주에 한번씩은 2장씩 들고 온다. 

쓰레기 하나라도 더 꽉꽉 눌러담을 수 있도록 저렇게 통 안에 잘 배치시켜놓는데 그래봤자 재활용 쓰레기의 대부분은 내용물을 포장하는 케이스 같은 형태가 대부분이라 몇 주 지나지 않아 한봉지가 찬다. 

우리는 배달 음식은 별로 안친하지만 대신 쥬스 같은 음료수를 많이 소비하는 편이라 더욱 그렇다. 

지난 주에는 짬뽕 그릇들을 버리려던 찰나에야 쓰레기통이 Full~~인걸 알고는 강제로 구겨넣느라고 아주 애를 먹었었다. 

 

재활용 쓰레기

 

그릇채로 배달하고 되찾아가던 과거에는 그릇을 되찾으러 오는 식당 직원들도 여러모로 성가셨겠지만 무엇보다 고객 입장에서도 만약 자신이 식사를 좀 늦게 하는 경우에는 얼른 먹고 그릇을 내놔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사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그중 하나였는데 음식을 먹던 도중에 채팅 메신저가 와서 잠깐 대화를 하다가 시간을 지체하다보니 현관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길래 설마했는데 음식집 종업원이었다. ㅎ 

찾아갈 그릇 얼른 찾아가야 다른 집 배달도 하고 또 그 집 그릇도 되찾아오려니 바쁘다 싶은 생각은 들었지만 그렇게 되면 내 집에서 편하게 식사를 하고 싶어서 배달을 시킨 의미가 전혀 없는 건데 참.... 

평소 우리가 즐기는 간식, 생활용품들이 대개 다 일회용인데 그렇게 본래는 영구 식기들을 사용하던 매장들 마저 요즘은 전부 일회용을 사용하니 재활용 쓰레기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 때문에 고민하는 건 우리 가족만은 아니겠지.... 

 

비닐봉투

 

우리집 거실 한켠에는 이렇게 비닐을 쌓아둔 공간 아닌 공간이 있다. 

원래는 이사올 때부터 잡동사니를 보관하는 작은 거실장 하나가 저곳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파손 정도가 심하길래 차후에 새 것으로 교체하기로 하고 저렇게 각종 비닐이랑 잡동사니를 쌓아뒀었는데 저 상태로 벌써 1년 7개월이 지나간다. 

꾹꾹 눌러담기만 하면 되는 물건이니 인터넷으로 일상용품점에서 대충 하나 장만해도 되는데 딱히 누가 보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나도 내 동생도 그냥 무신경하게 이렇게 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저렇게 두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적당하기도 하다. 

 

 

날이 갈수록 정신이 사나워져서 집안에 어떤 생활용품이 바닥이 났는지 늘 제대로 파악을 못해서 막상 똑 떨어지고 나서 아차 하다가 낭패를 겪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니 말이다. 

요즘은 아침에 먹을 밥을 저녁에 미리 예약 취사 설정을 해두는 걸 매일 잊어 아침마다 시판용 죽, 그것도 아니면 굶고 나가는 일도 있으니 그냥 일상용품 정도 잊어버리는 것은 뭐 말할 것도 없다. 

 

펼쳐놓은 비닐

 

비닐을 가져올 때는 2장씩만 가져오는데 벌써 한장밖에 안남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그러더니 요즘은 회사에서 저 비닐이 별로 많이 남지 않는다. 

아무래도 재활용 쓰레기 처리할 대용량 비닐 구하기도 쉽지 않고 나를 비롯해서 회사 동료들 몇몇이 저거 한두장 들고 가는 걸 본 다른 사람들도 슬슬 필요할 때마다 챙겨가니 전처럼 시간날 때 가져가지 하고 넋놓고 있다가는 정작 내 몫을 못 챙기니 아예 아침에 비닐이 나오자마자 내 것부터 챙겨두고 나서 빼놓느라 바쁘다. 

그냥 아무 비닐 봉투에나 넣어서 버리던 시대에서 이제는 재활용, 종이 쓰레기, 일반, 음식물 등등 정신 사나울 정도로 쓰레기를 분류하는 방법도 늘어났다. 

근데 그건 가만히 생각해보면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법이지 아무리 봐도 쓰레기를 줄이는데는 일절 도움이 안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다. 

 

대용량 재활용 쓰레기통

 

요즘 어느 뉴스를 봐도 넘쳐나는 쓰레기 때문에 걱정스럽다는 내용만 수두룩하지 쓰레기가 줄고 있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는 걸 보면 쓰레기를 줄이는 건 이제 정부 차원에서도 포기한 게지?? 

일단 내가 이번 주말부터 쓰레기를 줄이자면... 음.... 

쥬스 안마시기?? 

그럼 생과일로?? 

그럼 과일 껍질 쓰레기는?? 

그럼 과일 섭취 No?? 

Oh, No.... 

주말 회전 초밥집에서 도시락 초밥 사올까 했는데 그걸 취소해?? 

안돼, 여름만 제외하고 봄, 가을, 겨울 초밥은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불가결한 의식(??)이다. 

그럼 직접 회전 초밥집으로 가?? 

그것도 안돼, 거기서 나오는대로 먹어주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ㅡ.ㅡ;;; 

그럼 그냥 사오는 걸로.... 

우리는 오늘도 이 순간에도 우리 환경에 끊임없는 치명타를 먹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으로 일단은 용서해 주라, 지구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