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람있는 방콕생활/👻🪂 슬기로운 영화생활

겨울에 어울리는 일본 멜로 판타지 영화 추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토리랑영원히 2023. 10. 12.

 요즘 내가 빠진 영화나 애니메이션들은 왜이리 하나같이 제목이 긴거지.. ㅋㅋ 

예전엔 성가신걸 싫어하는 사람들 취향 때문에 영화나 애니 역시 제목이 길면 거른다는 설도 있었는데 요즘은 정말 볼만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면 그런 성가심 쯤은 내던져버리는 매니아들도 그만큼 늘어났나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이제 본격적으로 집안에서 뒹굴거리는 게 본전.

뭐 재미난 거 없나 하고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고른 영화가 오늘의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이다. 

그렇게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으면서도 오염수 방류를 멈추지 않는 일본에 대한 저주를 영화와 애니 때문에 저지당할 줄이야. 😂😏

 

 

영화 간단 정보 :

 

제목 :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원제 : My tomorrow, your yesterday)

개봉 : 2017년

러닝타임 : 110분

장르 : 로맨스, 멜로, 약간 판타지??

관람등급 : 이해는 안가지만 12세??

 

간단 줄거리 : 

 오렌지빛 톡톡 터지는 20살 타카토시와 에미. 

같은 전철 안에서 마주친 에미에게 첫눈에 반한 타카토시는 그 길로 그녀를 뒤따라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에미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다. 

 어딘가 철벽을 친 것 같지만 타카토시에게는 너무나 살갑게 다가오는 에미. 

그런 에미는 어딘가 독특한 구석이 있다. 

사소한 관심에도 눈물을 보이기 일쑤고 언제나 타카토시의 행동을 앞서가는 듯한 에미. 

서로의 애틋한 감정이 무르익을 무렵 두 사람이 시작도 끝도 함께 할 수 없는 어긋난 시간 속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 타카토시. 

앞으로 둘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될까나. 

 

 

본격적인 리뷰 :

 

 내가 생각하는 일본 멜로 영화의 최고봉은 많은 일본 영화 매니아들이 꼽고 있는 타케우치 유코가 주연을 맡았던 "지금 만나러 갑니다"다. 

지금은 각종 검색을 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를 한 작품이 상위에 나오고 있지만(자국 영화라고 원작을 밀어내고 대놓고 밀어주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진정한 명작은 일본 영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 사이까지 이르렀으면서도 아내인 유코를 밀어내고 만행을 저지른 시도라는 남편 놈 때문에 언제부턴가 영화에 대한 감상이 붕괴되는 부작용이 심해서 요즘은 제대로 진지한 감상을 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유코가 그 사건을 계기로 먼 여행을 떠나버리기 전에도 영화를 보면 좀 안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도 주연인 두 배우의 호흡도, 궁합도 잘 맞아보이는, 영화다운 면이 보인달까나.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연히 마주치게 된 타카토시와 에미. 

휴대폰도 없다는 그녀에게 이끌리지만 그 어떤 약속도 없이 헤어진 것 치고는 에미가 너무 손쉽게 타카토시 앞에 등장한다. 

마치 타카토시가 앞으로 할 일을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친구에게 에미에게 끌리는 마음을 고백하며 코치받고 있는 타카토시. 

이것저것 치치카포 다 쑥덕거리며 앞으로 에미와 진전해나갈 방향을 전수받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친구라는 놈들이 어떻게 리드해주냐에 따라 멀쩡한 커플이 되어가느냐, 맛탱이가 암반 천연수를 뚫어내느냐의 갈림길로 나뉘기 때문에 타카토시의 친구 우에야마(우측)에게 은근히 신경이 쏠린다. 

 

 

일본 소도시 풍경을 엿보는 재미 : 

 

우에야마에게 전수받은 대로 타카토시가 그녀와의 데이트 코스 물색중에 보여지는 일본의 지방 풍경... 

마치 80년대 한국을 보는 듯한 풍경인데 전철이 단독주택 바로 옆을 지나가는 구조에 살짝 놀란다... 

저 지역 주민들 고막은 살아있으려나... 

근데 요즘 한국 지방 지역에서보다 일본의 소도시가 더 정겨워보이는 이유가 뭘까... 

 

 

에미와의 공감대를 찾기 위해 정진중인 타카토시. 

 

 

“大事にしろよ。”

 

 친구의 순조로운 연애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우에야마. 

우에야마는 이 영화에서 연애에 능한(??) 그런 캐릭터로 나온다. 

현실에서도 그렇고, 이런 영화나 애니 같은 세계에서도 연애에 능하다는 수식어가 따르는 캐릭터를 그리 탐탁치 않게 여기는 편인데 이쯤에서는 자신이야 어찌됐든 친구를 맛탱이 실종 캐릭터로 만들 우려는 없는 인물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솔직히 요즘 남녀 풍속이라는 게 뭐.... 그러니까;;;

 

 

 점점 가까워지는 두사람. 

근데 시도 때도 없이 눈물 공세로 들이미는 에미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今呼び捨てしてた。”

 

 지금 그냥 이름으로 불렀다는 뜻. 

일본에서는 초등학생끼리도 ~~ちゃん이라든가 ~~君등의 호칭을 붙여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성인 남녀에게 있어서 호칭의 변화, 또는 호칭을 제거하는 경우는 상당히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나보다. 

둘의 사이가 점점 진전되어가는 날짜가 하루, 이틀, 이런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마치 커플의 사이가 무르익어가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느끼는 듯한 느낌도 받지만 그 사이에는 반전도 숨어있다. 

 

 

 결국은 둘이 이러쿵 저러쿵 해서 갈데까지 간 뒤 서로의 감정을 완벽히 조화시키는 두사람.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요즘 세태대로 표현하긴 했지만 위의 영화 기본 정보에서 관람연령에 ??를 표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은 12살한테도 그런 장면을 공식적으로 그냥 보여주는구나.... 

 

 

 하지만 끊임없이 성숙해져가는 두 사람의 러브라인의 미스테리를 알려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서로는 이미 갖고 있었다. 

이 영화 역시 타임루프?? 그런 소재를 가미하고 있는데 그동안 내가 보아왔던 SF 장르속의 타임루프와는 맥락이 많이 달랐다. 

절대 이 상황을 끝맺고 싶지 않은 애절한 타임루프라는 새로운 장르랄까.. 

 

 

어째서 에미만 알고 있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자신들의 미래를 전부 알고 있는 듯한 에미에 반해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싱글벙글 맥없이 따라가기만 하는 타카토시가 조금 답답해보이는 기미가 있었다. 

자신들의 미래를 알고 있지만 서로의 사랑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이어가려는 에미, 아무것도 몰랐지만 앞으로 있을 그녀와의 또 다른 만남을 위해 아픔을 감내하는 타카토시의 선택을 보면서 어쩌면 저 선택이 정말 진정한 사랑에 어울리는 결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을 바라보는 사랑이 아니라 가장 절정에 다다르는 사랑을 주기적으로 반복해나갈 수 있는 두 사람은 오히려 축복받았다고나 할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