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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이열치열 답답함 최강 일드 추천 라스트 프렌즈

토리랑영원히 2022. 8. 7.

가뜩이나 양국간의 트러블이 심화되는 요즘 난데없이 일본 드라마, 흔히 일드에 필이 꽂혀버렸다. 

그중 한편을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데 바로 2008년작인 라스트 프렌즈다. 

지금은 운영을 안하는 듯한 블로그중에 블로그 닉네임이 sunny라는 분이 계셨다. 

예전에 그분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A~ prisoner of love~~"하는 배경음악이 나와 저게 도대체 무슨 노래지? 하고 사뭇 궁금해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주제가 OST였다. 

 

 

기본 소개 : 

제목 : 라스트 프렌즈(원제 : ラストフレンズ)

방송 편성 : 일본 후지TV 16부작

장르 : 멜로, 로맨스

시청등급 : 아무래도 15세 이상은 되어야... 

러닝타임 : 1화와 11화를 제외하면 에피소드당 46분

기본줄거리 : 

미치루, 루카, 소스케, 타케루, 에리, 오구링, 이렇게 6명의 남녀는 모두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다. 

고교시절 단짝이던 미치루와 루카는 어느 날 우연한 일로 4년만에 재회하게 되고 이 둘의 만남과 더불어 타케루, 에리, 오구링은 예쁜 쉐어하우스의 가족이 되어 마치 여전히 유행하는 시트콤 같은 분위기를 상상하게 되지만 실제 이 드라마의 내용은 연인 폭력과 성정체성, 근친간의 말 못할 사건 등 우리 시대에 떠오르는 문제들을 안고 사는 주인공들의 다소 어두운 측면이 많이 부각된 드라마다. 

더구나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맺고 끊지를 못해 소중한 친구들의 일상까지 무너뜨리는 주인공 미치루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보는 내내 고구마를 날로 만개쯤 삼킨 듯한 느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여러 사이트에 소개된 정보상으로는 주인공들이 서로의 트라우마를 위로해준다고 나와있지만 메인인 미치루 덕분에 그 트라우마가 더 깊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시작하자마자 어느 한적한 해안 마을에서 미치루가 만삭이 된 몸으로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말도 없이 조용히 사라진 자신을 용서해 달라는 내용인데 이 오프닝을 미치루가 혼자 독백하는 내용으로 결말을 미리 암시해주고 있어서 사실 산뜻하고 발랄한 내용이 전~~혀 아닐 것이라는 걸 다 보여주기 때문에 우울하고 현실적인 내용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조용히 영상 재생을 끄는 것이 좋다. 

먼저 주인공들의 간략한 소개를 시작해보자. 

 

 

먼저 히로인인 미치루. 

방년 22세의 여주인공. 

현재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으며 미용사로 일하고 있다. 

어느 정도 손재주도 있어 잘 적응하고 있지만 같은 미용실의 선배에게 매번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자니, 무슨 학교 폭력도 아니고 성인이 되어서 직장에서까지 저런 일을 겪으면 정말 왕짜증일 것 같은데 미치루가 왠만큼 착한 역할로 나와야 말이지... 

(말이 착한 거지 소스케에게 그렇게 당하고 도망치고도 무슨 일만 있으면 자기 때문에 친구들까지 난처해지는 건 생각도 안하고 쪼르르 달려가서 결국은 또 함정에 걸려들 때마다 차라리 나도 한대 쥐어박고 싶은 충동이...)

누가 봐도 한심하기 그지 없는 엄마 뒤치닥거리까지 하며 꿈을 키워가는 아가씨지만 하필 그 소중한 꿈의 일부인 소스케가 그런 반전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첫번째 남자 주인공인 소스케. 

겉보기에는 아주 순진한 시청 공무원처럼 보이는데 11부작의 스토리를 암울 그 자체로 물들이는 원수덩어리다. 

내용상에서는 미치루를 어디까지라도 쫓아가고 끌어내어 자신의 그날에 가둬두려는 집요한 악마로 보이는데 그의 내면을 뻔히 알고 나서도 기를 쓰고 그에게 말려드는 미치루를 보자면 먹이가 존재하니까 포획물도 존재한다고 해야 하나.. 

절대 인정해서는 안될 공식인데도 그걸 보여주는 부조합 부부의 정석을 꼽으라면 바로 저 둘이다. 

 

 

루카.

미치루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베스트 프렌즈이자 미치루에게 말하지 못한 애절함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캐릭터. 

초기에는 그저 연약하기 그지 없는 미치루에 대한 보호본능이 강한 장부같은 친구인줄 알았지만 사실 루카는 자신의 성별에 대한 정체성으로 늘 고민하고 있는 캐릭터다. 

고로, 주역들중 미치루를 지켜주고자 하는 본능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으며 끝없이 미치루를 놓아주지 않으려 하는 소스케와 육탄전을 벌이기도 한다. 

 

 

타케루. 

헤어 디자이너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업계에서는 그의 자질을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 

루카의 내면을 알고 있으면서도 한없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존재로 가장 큰 키에 좀 여리여리한 외모 때문에 좀 연약한 남자 타입이지만 하는 행동으로 보자면 흔히 말하는 정말 남자다운 든든한 캐릭터다. 

겉보기에는 순해보이지만 상당히 굳건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소스케라는 흑화인물 때문에 가로막혀버린 커뮤니케이션을 탁 트이게 해주는 가교역할도 불사한다. 

어릴적에 남도 아닌 누나 때문에 갖게 된 트라우마 때문에 여성을 진지하게 가까이 하지 못하는데 모처럼 탁 필이 꽂힌 상대가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루카라니... 

타케루의 팔자상에 여자복은 없군... 

 

 

에리. 

셰어하우스의 원년 멤버격에 속하는 인물로 여자 출연진중 실제로도 맏언니다. 

극중에서는 여객기 스튜어디스로 일하고 있으며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은 모두 자신의 것, 어느 누구에게 의지하거나 내맡기려 하지 않는 꽤 강건한 이미지다. 

속으로는 상당한 외로움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너무 자신을 방어하지 않고 한방에 열어버리는 거 아닌가 싶은 느낌도 주는 그런 캐릭터 같다. 

원작이 따로 있다던데 원작에 비해 드라마는 에리의 비중이 다소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고들 한다. 

실제로도 그런 감이 있고 제작진들도 그런 평을 의식했는지 중반부를 넘어서면 소스케의 집요하고 다소 구질구질한 플레이를 대놓고 지적하는 대담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 캐릭터가 절대로 가벼운 캐릭터가 아님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구링. 

극중 이름은 오구라지만 다들 오구링이라고 부른다. 

사실 국내 어느 연예인의 이름 때문에 일상용어가 되어버린 은어가 상당히 거슬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바뀐 이름이 좋다. 

에리가 근무하고 있는 항공사에서 팀장쯤으로(??) 일하고 있는데 출연진들중 유일하게 법적으로도 유부남 캐릭터. 

현재는 집안에서 대놓고 간통을 하고 있는 마나님에게 열받아서 셰어하우스에서 공생하고 있는데 그 역시 주역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오프닝에 빠진 이유는 설마 가장 뒤떨어지는 비주얼 때문이라고 믿지는 않지만... 

워낙 그걸 앞세우는 시대이니 아마도.... -_- 

주제파악 못하고 에리랑 전부인 사이에서 갈팡질팡 못하는 걸 보면 그 댓가로 치고 쌤통... 

 

 

그럼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줄거리 정리에 들어가볼까나. 

이제 함께 살자는 소스케의 말에 한껏 설레이는 미치루(맞은편 뒷통수). 

우연히 들렀던 구청에서 처음 만났던 사이이고 서로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힘든 상황을 공유해가며 사랑을 싹틔워왔는데 아무리 서로간의 상황을 다 털어놓는다고 해도 실제로 살아보는 것과의 차이가 얼마나 잔혹한지를 제대로 인증하게 해주는 커플로 등극하신 분들이기도 하다. 

 

 

혼자 사는 집도 아니고 저렇게 다 자란 자녀가 버젓이 있는데 외간 남녀를 집으로 불러들이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아무리 부모자식들끼리도 서로간의 인생을 존중하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아무 상관도 없는 아저씨가 우리집 안방에서 엄마와 그러고 있다....... 면?? 

자식들이 결혼한다고 해도 생판 남인 사위나 며느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태어나면서부터 현재까지 알고 있던 아버지나 어머니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덥썩 우리집 안방에 들어와서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 자식 입장에서 그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정식 재혼도 아니고 늘그막에 그저 이성 없이는 살 수 없는 추함이라고 해야 할까... 

겉으로 표는 안내지만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미치루의 속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일찍 소스케의 곁으로 도피하는 방식으로 표출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저 엄마는 미치루의 주변 친구들에게도 인정받은 한심함의 전형!! 

 

 

곧 있게 될 소스케와의 꿈같은 신혼생활(??)과 베스트 프렌드와의 재회로 미치루는 나날이 설레이는 일 투성이지만 루카는 잠시 닫고 살았던 자신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재출발이 된 셈. 

 

 

최고의 오토바이 레이서가 되길 꿈꾸는 루카의 일상. 

자신을 여자가 아닌 그냥 레이서로 봐주길 팀원들에게 내내 강조하지만 그게 어디 되나... 

같은 남자, 여자끼리도 뒤집어쓴 가죽이 달라도, 몸무게가 달라도, 머리 색깔이 달라도 다 차이가 나게 마련인데 다른 것도 아니고 성별을 제외하고 상대해 달라니.... 

모든 일에 집중하기 위해 자주들 누구나 내뱉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것만큼 어려운 일은 세상에 없다. 

간혹 그 강한 주관은 루카의 주변 동료들까지 파괴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저런 루카에게 넋나간 타케루. 

트라우마 때문에 평생 여자에게 제대로 끌려본적이 없는 기억 때문이랄까. 

오히려 여성적인 고정된 매력이 없는 루카에게 자연스레 끌려가는데 타케루가 자신에게 끌리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히 미치루와 이어주려 하는 루카가 오히려 더 잔인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순둥 캐릭터가 바로 여기에 있네... 

 

 

아직 한명이 빠져있긴 하지만 슬슬 예정된 조직이 채워져가는 셰어하우스. 

아직은 그냥 임시 손님이지만 곧 미치루도 여기 가담하게 될 사건이 터지고야 만다. 

가만 보면 에리의 복장이 상당히 독특한데 에리는 세계의 전통 의상을 패러디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에피소드를 보다 보니 한국의 한복도 입은 장면이 나오는데 뭐랄까. 

정말이지, 옛날 우리 증조 할머니도 안입을 촌스러운(그냥 연한 분홍색에 별다른 무늬도 없는...) 한복을 하필 입혀놔서 아무리 봐도 이 드라마 제작진이 우리 한국 안티가 아닌가를 의심해봐야 할 부분이었다. ㅋ 

 

 

미치루와 소스케가 살림을 차리고 다음 날. 

 

"이거 누구야?" 

 

느닷없는 소스케의 심문이 시작된다. 

 

 

핸드폰으로 걸려온 문자들의 발신인을 캐묻는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보여왔던 서글서글한 이미지를 완전히 삭제해주는 소스케. 

 

 

친구와 메세지도 주고 받으면 안되고 집에 일찍 와야 하고 남자 손님도 받으면 안되고 등등... 

미치루를 향한 소스케의 폭력은 점점 광기를 보여준다. 

 

 

아직은 조금이라도 더 소스케를 믿어보려고 노력하는 미치루의 앞에 나타난 타케루. 

미치루의 속사정을 모르고 있는 친구들은 곧 있을 루카의 바이크 시합에 미치루를 초대하려 한다. 

 

 

부상당한 루카가 입원한 병원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소스케의 폭행씬. 

이 직전까지만 해도 멤버들이 셰어하우스에 거의 모였기 때문에 조금은 발랄한 이야기들이 앞으로 죽~~ 전개되기를 기대했는데 이쯤 오니 이미 스토리는 막장으로 치닫고 이왕 시작을 했으면 결말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중 하나인 나 역시 결국 끝을 봐야겠더라고... 

 

 

다시 도망친 미치루를 집요하게 쫓는 소스케를 보니 이젠 초반에 느꼈던 말쑥하고 착해보이는 이미지가 더이상은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다 사위가 얹어둔 용돈에 눈이 멀어 딸의 연락처를 넘기려는 엄마의 비정함이란 정말... ㅡㅡ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넘어가주는 미치루의 무식한 순진함(??)

이제 더이상 널 가련한 히로인으로 봐주지 않겠어, 이 화상아... ㅡㅡ

 

 

여기서 잠깐!!

뭐 하도들 막장막장 하고 요즘 막장 아닌 작품 찾기도 힘드니 그냥 봐줄만 하긴 했지만 드라마 중간중간에 캐릭터들의 과거에 관한 떡밥을 살짝 뿌려주기만 하고 그걸 제대로 표현해내지 않는 건 좀 문제였다. 

특히 소스케의 경우도 어린 시절에 엄마에 관한 트라우마가 있었나보다 하는 감만 살짝 주고는 그냥 다시 "나는 거친 남자야~~"를 외치는 흐름으로 넘어가버리니 그것만큼은 너무 성의가 없었다는 느낌이다. 

워낙 한 여성 캐릭터의 인생을 뒤흔들어놓는 캐릭터라 괜한 동정심은 피하는 게 좋지만 그러려면 중간에 나오는 괜한 떡밥 자체를 아예 삭제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데 말이지..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우울한 부분이 많지만 적어도 멤버들이 셰어하우스에 돌아오면 그야말로 페스티벌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제일 밝은 장면인데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루카나 오구링 등 멤버들이 하나 둘 자리를 비우며 드라마 분위기 전체가 서서히 침울해져가는 무게감을 더해준다. 

우유부단함의 끝을 보여주는 미치루의 아픔을 눈앞에서 보기보다는 차라리 먼곳에서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루카가 셰어하우스를 떠났을 땐 드라마 분위기가 확 가라앉는다. 

 

 

"넌 정말 최악이야" 

 

미치루는 물론 셰어하우스 식구들의 일상을 완벽하게 흔들어놓은 소스케를 향한 에리의 일침. 

뜬금없이 착한 일(??) 하다가 다치신 소스케의 문병을 간 에리. 

사실 이 장면에서는 에리 마저 소스케의 계략에 빠지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정말이지 에리는 똑 부러지는 여자였다. 

따지고 보면 그녀의 저런 똑 부러지는 면이 충격적 결말을 유도한 건지도 모르겠다... 

 

 

레이싱에서 우승하고 무사 귀환한 루카를 축하해주는 멤버들. 

이 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좋았잖아?? 

앞으로도 저런 스토리를 이어준다면 하고 바랬고 초반에 나온 장면은 내 상상과는 다른 뭔가로 이어지기를 그리도 바랬건만... 

 

 

끝까지 다 보고 나니 사실 기억 속에 남는 것이라고는 저 사진 장면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 드라마를 처음 본 건 4년쯤 전이다. 

그 때만 해도 다른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요즘 다시 보고 나니 이열치열?? 

왜 그 말에 꼭 맞는 스토리다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걸까. 

메인 주연인 미치루와 소스케의 스토리가 중점인건 이해가 가지만 다른 캐릭터들의 일상까지 너무 지나치게 그들에게 쏠려버리는 느낌도 강하다. 

끝을 보고 나면 이 에피소드에서 진정한 승자는 과연 누구인지 미궁에 빠져버리는 공감을 하게 될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추측해본다. 

이곳에 들른 사람들이 고구마 농부님들의 매상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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