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먹고 사먹고/🍛 맛있어서 종종 들러

생소한 쇼핑몰 농가살리기몰에서 열무김치 주문 내돈내산

토리랑영원히 2023. 9. 15.

 언제부턴가 입맛이 변해서 특히 배추김치는 조금 시기 시작하면 입에 잘 대지 않게 됐다. 

당연히 김치는 두고두고 먹는 음식인데다가 대량으로 구입할수록 싸니까 거의 10kg대로 주문해서 먹는 편인데 전같지 않게 신김치를 잘 먹지 않으니 밥을 볶아먹거나 국을 끓여먹거나, 이마저도 안하면 냉장고 안에서 너무 오래 묵어 시더라도 그냥 신 게 아닌 이상하게 신김치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요즘은 김치를 더이상 대량으로 주문하지 않고 마트에서 소량으로 파는 팩제품을 먹고 있는데 그 생활이 길어져서 그런가 문득 다른 김치가 입에서 땡기던중 이 티스토리와도 연계되어있는 그 커뮤니티 사이트 하단에 떠있는 큰 배너를 누르고 들어가서 열무김치를 주문했다. 

 농가살리기?? 

 이전엔 들어본 적도 없는 곳인데 요근래 기근으로 힘들어하는 농가들을 살리기 위해 생겼나보다 싶어 시험삼아 먹어보기로 했다. 

 

 

 가격도 저렴하다. 

4kg인데 배송비도 없이 22,800원. 

 입맛없는 아침 국 데우고 이거 한그릇 들이키면 하루를 개운하게 출발할 수도 있으니까.. 

 근데 얘도 엄연한 김치의 일원인데 아직 한낮에는 살짝 더우니 내가 없는 사이 배송이 돼서 밖에 내놓는 건 좀 그렇겠지?? 

 혹시나 싶어 배송 요청란에 "택배기사님, 될 수 있으면 오후 늦게 배송 부탁드려요..." 라고 적어뒀다. 

 물론 배송업계의 사정상 배송을 원하는 시간까지 맞출 수는 없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메세지가 뜬 게 어제 오후 1시 58분.........

뭐, 업무상 불가능한 거 알고 그냥 혹시나 한 거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별 일 없겠지 싶지만 행여나 개봉을 하자마자 신김치를 먹게 될지도 모를 정말 억세게 운나쁜 결과를 초래할까 퇴근하자마자 부지런히 집으로 달려왔다.. 

 

 

 다행히 집에 와보니 동생이 박스에서 꺼내 냉장고에 넣어둔 상태였다. 

아이스팩도 한 개 들어가있는 것이  뭐 별탈없이 잘 배송되어왔나보다. 

때마침 지인에게 카톡이 날아왔길래 열무김치 배송이 너무 일찍 와서 난감했다는 얘기를 했더니 나보고 왜 그렇게 민감하냔다... 

 하긴, 내가 좀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미리부터 안절부절 못하기는 한다... 

 요즘이 어느 시댄데 야외가 개방된 단독주택 문앞도 아니고 공공 건물 안쪽 서늘한 곳에 아이스팩까지 구비해서 배송된 게 그렇게 쉽게 맛이 갈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냉장고 안에 고이 모셔진 열무김치 한푸대...(??). 

 평소 같으면 동생놈이 그냥 아무렇게나 넣어놓았을텐데 어제는 저렇게 키친 타올까지 밑에 깔아두고 넣어놨더라. 

이왕 잘 넣어놓을 거면 바로 하단에 빈 김치통도 있는데 거기 부어놓았으면 좋았을텐데 이 웬수에게 그 정도까지 기대할 수 없다는 건 이 나이까지 살아온 내가 제일 잘 안다... 포기..... 😒

 

 

 어마어마한 폭염, 장마가 이어진 탓에 과일, 채소 할 것 없이 물가가 미쳐간다... 

그렇지 않아도 신김치는 싫더라도 미리 주문해두는 게 좋을려나 걱정하고 있던 찰나에 대체할만한 게 눈앞에 나타난 셈 치면 끝. 

 그나저나 물가 폭등~~하며 몸살을 앓다가도 그게 조금 가라앉을 시기가 찾아오는데 해가 갈수록 그냥 폭등선에서 안주해버리는 기미가 보이니 이를 어쩌누..  

 

 

 얼른 김치통 꺼내 부어놨다. 

달콤하고 향긋한 향이 솔솔 풍기는데 구입하길 잘했다. 

얼핏 보니 열무가 망가진 부위도 없고 이 정도면 식사때마다 먹고 남는 걸로 열무국수 해먹기도 딱일 듯 하다. 

 

 

양은 대체적으로 요즘 현실에 맞는 양이다. 

일반적인 김치를 5kg 주문해서 넣어도 저것과 비슷한 것 같다. 

총각김치의 경우는 아무래도 길다랗고 둥글넙적한 몸매(??) 때문에 틈이 생겨 좀 더 많이 차오르긴 하지만... 

 

 

 원래 오늘 마트에 들러 장을 보기로 했는데 이거 때문에 들르지도 못하고 바로 와서 쌀씻어 밥통에 앉혀두고 아직 취사는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열무김치부터 한접시 퍼두고 이러고 앉아있다. ㅎ

 때가 때이니 딱 저녁먹을 시간이었는데 때마침 밥도 떨어져있고 뭐 하나 대충 요기할 거리가 없으니  밥도 잡곡밥을 하느라 시간도 좀 걸리는데 아무래도 나갔다 오는 게 나으려나 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마트에 가서 후다닥 장을 보고 돌아왔다. 

 

 내일은 간단하게 칼국수라도 해서 요거 얹어먹이면 정말 딱일듯 하다. 

 과거에는 그냥 천원에 10개씩 들고 온 적도 있는 사과가 한개에 만원.... 

 배추, 무 등 각종 채소류까지 마트에서 손이 가기가 힘든 시대... 

 이전엔 너무 비싼 건 안사도 되듯, 그냥 선택사항이었는데 서서히 선택할 여지가 없는 범위안까지 물가의 잣대가 들이댄다는 건 인간의 생존 여부 자체가 한치 앞을 장담 못하겠다... ;😥

제발 서민의 평범한 밥상을 위협하는 일은 그만 좀 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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