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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초밥 전문점 스시로 장어덮밥으로 조촐한 저녁 한끼

토리랑영원히 2021. 12. 24.

정말 웃기는 회사. 

지난 주까지만 해도 연차를 급료로 주기 싫으니까 거의 강제로 다 쓰게 만들더니 막상 전체 직원들이 다 쉬고 싶어하는 오늘 24일은 안쉰단다... 

아마 이 포스팅이 올라갈 때쯤엔 난 죽어라~~하고 정수기 모터를 조립하고 있겠지... 

이번 주도 당연히 금요일부터 쉴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가 밥통도 비워놨는데 막상 집에 가서 저녁을 먹으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급하고 괜히 바빠진다. 

그래, 요즘 나름대로 집밥의 나날을 보냈으니 모처럼 혼밥을 해봐?? 

부천역 이트로 주변 회전초밥 전문점 스시로!

 

회전초밥 전문점

 

오, 좋았어. 모처럼 마트에서 파는 팩 초밥이 아니라 회전 초밥집에 한번 들어가볼까. 

그런데 망설여진다. 

내일이 쉬는 날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고 마음 편하게 이 매장이 문닫는 시간까지 느긋하게 배를 채우겠지만 내일 아침엔 변함없이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을 해야 한다니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스시로 메뉴

 

그래도 모처럼 왔는데 뭘 먹어볼까 하다가 입구에 붙어있는 메뉴판 우측의 사각박스쪽으로 눈이 간다. 

오, 포장이랑 배달만 되는 메뉴도 있네?? 

서민 근성은 어쩔 수 없는지 역시 가격 저렴한 메뉴를 잡아내는데는 본능이 앞서나보다. 

 

스시로 장어덮밥

 

오, 그래. 초밥집의 느낌은 유지하고 조촐하게 한끼 해결하는데 장어 덮밥도 괜찮을 것 같다. 

8,900원이면 2인분을 사도 가성비 기준에 딱 맞을 것 같다. 

 

스시로 내부

 

입장해서 QR 코드를 찍고 잠시 대기중. 

아무리 시국이 심각해도 이맘때 최소한의 기준을 지켜가면서 조금이나마 가족들하고 외출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어떻게 막을 수는 없는 법.... 

예전 같으면 4인 테이블에 착착 붙어앉았을 텐데 딱 2명씩 아들이나 딸과 함께 조촐한 저녁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다. 

잠시 앉아있자니 초밥집에서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의 흥이 무척 감미롭게 느껴진다. 

 

배달 포장만 가능

 

"에게~~~" 

 

부지런히 집으로 돌아와 상 위에 펼치자 마자 동생의 비웃음이 들려온다. 

쉽게 말해 양이 적다는 것. 

그럼 뭐 정식 뷔페도 아니고 풀코스이길 바랬냐... -_-++ 

전 같으면 동생 몫은 좀 더 큰 사이즈로 사왔을텐데 요즘은 그냥 다른 말 않고 일반 사이즈로 산다. 

가끔 자기 방에서 웃통벗고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서 밀가루 반죽 덩어리가 흘러내리는 듯한 비주얼을 가진 외계 생물체가 생각나서 도무지 눈뜨고 봐줄 수가 없다. 

이제 와서 자기가 알아서 몸 관리를 할 녀석도 아니고 적어도 내가 뭘 사올 땐 절대 사이즈 업은 없다.  

 

귀여운 장국

 

이것은 우유가 아니라 바로 된장국. 

생각보다 엄청 뜨겁기 때문에 후후 불어가면서 천천히 마셔주어야 한다. 

 

장어덮밥 비주얼

 

메뉴판에 나온 일반 사이즈와 똑같고 장어고깃덩이 수도 6개로 똑같다. 

 

향이 좋아

 

따로 더 들어간 재료는 달걀 말고는 보이지 않지만 아래에 깔린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장어 크기는 마음에 든다. 

장어 맛은 생강즙으로 냈는지 제법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향이 잘 어우러진다. 

 

 

짭잘한 장어

 

장어가 모자라지 않을까 했는데 밥이랑 장어 갯수가 어쩜 이리도 꼭 맞을까... 

비싼 일식에 여분으로 더 넣어주는 것도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모자라지 않게 맞춰넣느라 머리쓰기도 엄청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맛있는 장어덮밥

 

계획대로라면 하다못해 작은 카페 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스무디라도 들이켰을텐데 퇴근하자마자 몸도 덜 녹은 상태에서 집에 오느라 바빠 허겁지겁 이렇게 조촐하게 저녁을 떼우려니 억울한 마음이 차마 가시지를 않는다. 

우리 회사 진짜 눈치 없어, 정말.... 

 

막걸리 아님

 

갓 뚜껑을 열었을 때보다 뜨거운 기가 살짝 가신 된장국 한모금 뚜껑에 담아 들이키니 기분이 우중충해서 그런가 왜 정신이 알딸딸해지지?? 

시즌 때문인지 최면 효과 정말 끝내준다. 

 

간단하고 아쉬운 한끼

 

어쨌거나 아주 간소한 저녁으로 깔끔하게 해치웠다.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시기적인 분위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원했던 시간적인 여유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이런 시기에 북적거리고 움직이는 건 넘어가야 할 것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게 있다면 뭔가 여유로운 시간이 절실하다. 

집안에서 뒹굴거리는 거랑 여유로운 시간이랑은 아무래도 차이가 난다는 말씀. 

내일(오늘) 저녁에는 모처럼 한식이 아닌 이국적인 메뉴를 찾아 조금은 평소와 다른 한가로운 한끼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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