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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튀겨먹는 일본산 클로버 팝콘 볶을 땐 세게 흔들자

토리랑영원히 2023. 10. 28.

 

 마트에 들렀다가 식욕보다 호기심에 앞섰던 나. 

한 진열장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팝콘을 하나 구입했다. 

팝콘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일부러 사서 먹는 일도 없는데 이날 따라 내 눈이 동하게 만들었던 건 특이하게 생긴 팝콘 케이스(??)였다.

처음엔 팝콘이라고 진열대 앞에 써있는데 아무리 흝어봐도 은박지로 감싼 프라이팬만 내 눈에 보이는 거다... 

 

"도대체 팝콘은 어디있는 거야?? 별도로 동봉돼있나??" 

 

 

 이게 바로 문제의 그 팝콘. 

은박지 재질로 된 케이스 안에 제품을 선전하는 설명서와 그림이 그려진 비닐 용지가 덮여있다. 

근데 처음 봤을 땐 정말이지 팬만 보이는 저것뿐이었다. 

아무리 주변을 살펴봐도 팝콘이 따로 동봉돼있는 건 보이지 않고 이거 사도 되려나?? 

그냥 집에서 장난치고 싶어지는 아저씨의 충동감...

 

 

 아, 저기 있다. 

팝콘 요리사 아저씨 그림 주위로 내부팩이 투명한 구석이 있다. 

그 사이로 비치는 옥수수 알갱이가 팝콘 맞는 거겠지?? 

주변에 노랗고 번들거리는 질감의 물체에 묻혀있는 걸로 보아 볶아지면서 저거랑 옥수수 알갱이가 둘둘 말려 팝콘이 완성되는 시스템?? 

 상상이 간다... 

 

 

 명색이 일본어학도이지만 용기 주위에 쓰여진 일본어를 눈 찡그리고 읽기보다는 이렇게 간편하게 적힌 한글 매뉴얼이 아직은 익숙하다.. 

제품명이며 보관과 조리방법, 주의사항들이 적혀있다. 

 

실제로 일본산이다. 

 

 몇 번인가 설명을 되풀이해서 읽어봤지만 원산지가 일본이다. 

내가 좋아하는 고전 완구는 물론이고 간단한 간식에 이르기까지 간혹 수입산의 원산지를 살펴보면 중국이라고 표기되어있는 게 상당히 많다. 

 그런데도 매뉴얼이 영어나 일본어로 표기되어있는 경우가 하도 많아 이 팝콘도 일본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이려니 했는데 별것도 아닌게 그냥 신기하다.. 

 

 

 중앙에 보이는 저 은색 스티커를떼어내면 가운데 구멍이 뽕~~ 뚫려있는 게 보인다. 

볶는 동안 저 구멍을 통해 공기가 드나들며 볶아지는 거겠지... 

 

 

 불 위에 슬쩍 올려본다. 

헉, 그런데 렌지 한구석에 언제 저런 때가 끼어있었지... 

 

 

 

 과감하게 약불 켜두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볶아본다. 

처음에 방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다다닥 하는 소리가 세져서 순간 당황...!!!

3~4분 정도 볶아주라고도 써있고 다다닥 소리가 안날 때가지 이리저리 흔들어가며 볶아주라고도 나와있는데 다다닥 거리는 소리가 조용해지기까지가 약 3~4분 걸린다.  

화상을 입지 않게 조심하라는 문구도 있고 혹시나 저 비닐 보호팩이 벗겨질지도 모르니 조심해가며 볶아주었다. 

 

 

 푸하, 볶기 전엔 거의 밑바닥 누룽지처럼 보이던 양이 다 볶고 나니까 봉지를 뚫고 나올 만큼 부풀어올랐다. 

각종 뻥튀기 제품들은 도대체 얼마나 뻥튀기를 해서 파는 게야... 😂😂😂

이러니 한봉지를 한방에 입에 다 털어넣어도 배가 안부르는 게 당연한 건가.. 

 

 

 케이스 밑바닥을 살펴보니 안에서는 그렇게 파바박 튀는데 멀쩡하다.. 

재사용해도 될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그냥 비상용 용기 정도로는 사용해도 될 것 같다. 

 

 

 근데 저 부분은 좀.... 

내부 비닐 뚜껑의 재질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자리가 저렇게 타버렸다는 건 용기 안쪽에 붙었다는 얘기인데 이건 인체 안전성에 있어서 좀 문제가 될 법 싶다. 

 

 

  내부는 이렇게 뽀송뽀송 먹음직스러운 팝콘이 완성되어있다. 

도대체 이게 몇 배나 크게 튀겨진 거지.. ㅎㅎ

어릴적에나 지금이나 극장에 가면 꽤나 고가에 팔리고 있는 게 이 팝콘.. 

몸에는 별로 안좋다던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왜이리들 이 팝콘에 끌릴까... 

마치 극장 = 팝콘이라는 공식이 정해져있는 것처럼 말이지.. 

 

 

 근데 저거 가만 보면 완전히 버터덩어리다. 

조리 전 포장 내부로 보이던 버터벽만 봐도 눈에 보이는데 이걸 손으로 집어먹어가며 극장내에서 영화관람?? 

영화를 관람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얼굴, 머리, 옆사람, 심지어는 콧구멍까지 건드리는데 피부에 묻어나지 않는 버터 개발이 참 시급하다. 

 

 

 아직 제대로 시식도 안하고 몇 개 집어먹어봤을 뿐인데도 저 손가락 끝에 묻어나온 버터를 보라... 

급히 수급받아온 스푼으로 가볍게 입안에 털어넣어봤다. 

뭐, 딱히 다를 것 없는 팝콘의 맛이다. 

 

 

 그 노~~란 버터들이 다 어디로 스며들었나 했는데 가만보니 겉껍질이 버터를 다 먹고 터지면서 알맹이가 밖으로 나오나보다. 

결론은 손에 묻어나오는 버터기름은 저 갈색으로 쪼그라든 껍질에 남은 버터 잔유물이 흘러내리는 거라는 뜻?? 

 

 

생각보다는 조금 더 현란하게 볶아줘야 한다. 

 

 매뉴얼대로 천천히 흔들어준 댓가가 밑바닥에서 드러난다. 

아이고, 생각보다 많이 탄다. 

처음에는 옥수수들이 굳은 상태의 버터 사이에 끼어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내부 비닐이 부풀어올라 공간이 생기기 시작하면 좀 세게 흔들어주어야 할 모양이다. 

제일 아래에 있는 부분은 너무 타서 탈날 각오까지 하고 먹을 순 없었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폐허가 된 잔유물... 

아무래도 용기 재활용은 포기해야 할 것 같고.... 

한번쯤 더 구매해서 먹어볼 의사는 있다. 

아무래도 팝콘을 튀기는 게 처음인 사람에게는 너무 간단히 설렁설렁 튀겨도 되는 것처럼 매뉴얼에 나와있었다는 감이 있으니까... -ㅅ-

다음엔 내 나름대로의 조심성과 오늘의 노하우를 곁들여튀겨먹어본 다음에 제대로 후기를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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