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먹고 사먹고/🍨 메인을 넘는 디저트

망원동 티라미수 겨울메뉴 알딸딸 캐모마일 뱅쇼 내 입맛에 딱

토리랑영원히 2021. 12. 16.

날씨가 추워져서 전철에서 내리면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집에 가기가 바쁘다. 

원래도 날이 갈수록 썰렁한 세상이지만 요즘 더 심해진 것 같다. 

어쩌다 주변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가도 온통 현 시국 영향 때문에 이것저것 걸리적거리는 것도 많아 힘들었던 하루를 여유있게 돌아보려고 잠시 시간을 보내는 곳인데 도리어 뒤숭숭해지니 말이다. 

 

망원동 티라미수겨울 시즌 음료

 

우리 동네 망원동 티라미수. 

종이컵 하나에 들어있는 티라미수들이 참 맛있는데 4천원대라는 가격대가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어차피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라 괜히 식전 입맛 버릴까 싶어 그냥 지나치려다가 출입문 앞에 있는 팜플렛에서 아주 특이한 이름의 겨울 겨울 시즌 음료 하나가 눈에 띄었다. 

망원동 티라미수의 겨울시즌 음료 캐모마일 뱅쇼.  

오타 아닌가?? 

 

여러 티라미수

 

조심스레 문을 열고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메뉴 고르시고 나면 불러주세요." 

"캐모마일 뱅쇼 주세요." 

"캐모마일 빙수요??"

"아니요, 뱅쇼요.. 저기 있는 거.." 

 

직원이 생각하기에도 뱅쇼라는 메뉴명은 그리 흔한 게 아닌가보다. 

 

아담한 매장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들어가 앉았다. 

4인석이 둘에 2인석이 둘 있으니 12명 정도가 들어올만한 상당히 작은 매장이다. 

대부분이 테이크 아웃 손님이지만 어쩌다 너무 추워서 몸이라도 녹일까 싶어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조~~금 거리두기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음료

 

티라미수 종류도 수없이 많지만 함께 마실 음료도 다채롭게 구비되어있다. 

다만 셋트로 먹자면 여기도 요즘 추세대로 메인보다 앞서가는 디저트 코스를 피해가기는 힘들 듯 하다. 

 

따뜻한 캐모마일 뱅쇼

 

캐모 뱅 어쩌구 드디어 등장. 

참고로 이건 콜드한 건 없고 오로지 HOT, 핫, 뜨거운 것만 존재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김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뚜껑까지 저렇게 씌워져서 나온다. 

 

무척 신맛이 날 것 같다

 

"과일을 꾹꾹 눌러서 드시면 더 맛이 좋아요."

 

 

 

오른쪽 하단에 살짝 나온 것은 스푼이다. 

아마 저 오렌지나 열매 티백을 꾹꾹 컵 밑바닥까지 눌러 즙을 짜내라고 준 것 같다. 

 

캐모마일 뱅쇼 한스푼

 

그냥 호기심에 처음 먹어보는 거지만 아무래도 눈이 질끈 감길 정도로 무척 신 맛이 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한 스푼 담아 목으로 넘겨봤다. 

그래도 빛깔은 참 예쁘다. 

그런데 생각처럼 그렇게 시지도 않고 무슨 맛이냐 하면 포도주?? 

진한 포도주 맛에 계피가 첨가된 그런 맛??

 

처음 본 통계피

 

손가락으로 집어든 저것이 바로 계피. 

처음에 막대과자인줄 알고 무심코 집어 한입 물었다가 이게 계피인 걸 처음 알았다. 

(가루가 아닌 통계피를 본 건 처음...)

이 매장은 판매대가 좀 높은 편이라 건너편에서 보이지를 않아 다행스럽게 나의 무식함을 알아본 사람이 없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창밖 크리스마스 풍경

 

뒤쪽 테이블에서 매장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이것저것 생각에 잠겼다. 

매장 바깥에서는 저작권 어쩌구 하는 것 때문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올려주는 캐롤을 들어볼 일이 없지만 그 대신 매장 내부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재즈풍 크리스마스 캐롤에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듯 하다. 

도대체 뭐가 이리도 우리들 마음 한켠을 늘 죄어오는 것일까... 

 

깨끗이 비운 음료

 

20여분 정도를 앉아있다가 자리를 일어났다. 

뱅쇼를 검색해보니까 와인의 맛을 샘플삼아 만들었다는데 그래서 그런 건가. 

따뜻한 캐모마일 뱅쇼 한컵에 몸도 따뜻해지고 정신까지 괜히 알딸딸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 알콜 성분은 없다고 하니 그냥 내 기분인가보다. 

이크, 얼른 가서 밥먹고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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