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먹고 사먹고/🍨 메인을 넘는 디저트

옛날 할머니들이 만들어주시던 특제 간식 약과 삼립 미니약과로 대리만족

토리랑영원히 2024. 3. 27.

 벌써 18년 전에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그 당시 할머니들이 모두 그러시겠지만 우리 할머니는 참 손맛이 좋은 분이었다. 

지금처럼 모든 걸 근처 상점에만 가면 쉽게 구하는 시기와는 다르게 내 어린 시절에는 그 땐 튀김이나 과자 하나까지도 웬만한 상점 못지 않게 흉내내시는 할머니들이 많으셨던 시기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상점 기업들이 할머니들의 솜씨를 흉내냈다고 말하는 게 맞을려나... 

 

 특이하고 세련된 입맛을 추구하는 요즘도 그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간식들이 여전히 모든 상점들에 자리잡고 있는 걸 보면 오래 전부터 우리 입맛에 자리잡고 있는 그 시절 어머니들의 손맛 덕분인 것 같다. 

 쌀 전병이나 약과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평소에도 그렇고 명절 때면 빼놓을 수 없는 메뉴이지만 쌀전병에 비해 약과는 그다지 자주 집어오는 일이 없다. 

 쌀전병과는 달리 약과는 그 시절 우리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약과의 맛을 살리기엔 너무 부족한 맛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 어쩌다 한번씩 정 먹고 싶을 때 집어오는 약과지만 오늘은 삼립에서 나온 미니 약과로 소소하게나마 대리 만족을 느껴봤다. 

 

 

 우리 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약과는 지금 시중에 돌고 있는 사진 속의 저런 약과와는 외관이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조금 특이한 만두(??)를 연상시키는 삼각형이나 사각형의 형태에 꿀을 바른 약과였는데 오래 전부터 저런 꽃모양의 약과에 익숙한 나는 저렇게 생겨야만 약과인줄 알고 할머니께서 정성스레 만들어주신 약과를 무시하는 건방진(??) 녀석이었다. 

시중에서 돈받고 팔고 있는 음식들이 진짜고 할머니나 어머니가 집에서 만들어주신 음식은 그걸 흉내낸 짝퉁이라는 잘못된 판단에 엄청 빠져있던 시기였으니까.... 

 막상 먹어보면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약과가 오히려 적당히 달고 내 입맛에도 맞았는데 무슨 똥고집에서였는지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간식들이 더 맛있다고 할머니의 음식 솜씨를 딱 잘라서 칭찬해드린 적도 없네... 

나 참 나쁜 손자였구나... 

 

 

 막상 돈주고 사다가 먹어보면 온갖 당분 덩어리일 뿐이었던 약과... 

시중에 알아보면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비슷한 형태의 약과가 전문점에서 팔리고 있던데 정말 그 때 그 맛이 날까 하는 생각에 아직 선뜻 주문해볼 생각은 못하고 여전히 이렇게 주변 상점에서 파는 저 꽃모양 버전을 애용중이다. 

 

 

 삼립 제품인데 깨알같은 크기로 만들어진 녀석이 갯수는 제법 많다. 

가격은 3천원대였나..... 

 크기는 무척이나 작은 대신 갯수는 많지만 그럴만도 하다. 

어릴 적에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그 약과에 비해 생각보다 금방 물려버리거든. 

 

 

 공장에서 꽃을 본따 만들어진 틀에 넣어져 완성시켰으니 저런 모양이 나오는 게 당연한데 감히 할머니의 손맛을 저것에 비길 수 있을까보냐... 

그래도 오래간만에 먹어보니 맛은 있다. 

몇 개 집어먹다보니 순식간에 3분의 1은 먹어치워부렸네... 

 

 

 어쩌면 이미 내 입맛도 많이 변해서 그 때의 그 맛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몇 개를 집어먹으면서도 이 맛이 아닌데~~~를 외칠 뿐이지 그 때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그 맛이 어떤 맛이었는지를 정확히 골라내라고 한다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 

돌아가시기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뭐든 손수 내게 만들어주시려고 늘 노력하셨던 할머니... 

나이가 드셔서 간을 제대로 보시지 못해 어쩔 땐 너무 짜고, 어쩔 땐 너무 달고, 맹탕....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에도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주신 음식이 제일이었다는 건 그 때나 지금이나 마음속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요즘도 명절 때가 되면 차롓상에 올라오는 수많은 음식들... 

그걸 우리 할머니는 거의 혼자 다 해내셨는데.. 

물론 어머니도 거드시긴 했지만 어머니도 할머니에 비하면 다음 세대라서 약간의 보조?? 그 이상은 아니셨다.. 

좌우지간 요즘 시중에 보이는 입맛을 순수 수제로 거의 커버하셨던 당시 어머니, 할머니들... 너무 대단하시고 감사드리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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