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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전소설번역] 가을을 소재로 선택한 다자이 오사무 소설

토리랑영원히 2023. 10. 22.

 엊그저께  처음 시도해봤던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소설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작가의 짧은 소설을 소재로 번역을 시도해보았다. 

"아, 가을"... 원제는 일어로 "あ、秋".

지난번의 소설에 비해 분량이 많아 짧은데다 요즘 시기와 맞물리는 가을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어서 골랐지만 과연 내용도 이 계절에 맞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럼 조심스레 번역이라는 탈을 쓴 해석으로 들어가보자. 

 

 

本職の詩人ともなれば、いつどんな注文があるか、わからないから、常に詩材の準備をして置くのである。
「秋について」という注文が来れば、よし来た、と「ア」の部の引き出しを開いて、愛、青、赤、アキ、いろいろのノオトがあって、そのうちの、あきの部のノオトを選び出し、落ちついてそのノオトを調べるのである。
 トンボ。スキトオル。と書いてある。
 秋になると、蜻蛉とんぼも、ひ弱く、肉体は死んで、精神だけがふらふら飛んでいる様子を指して言っている言葉らしい。蜻蛉のからだが、秋の日ざしに、透きとおって見える。
 秋ハ夏ノ焼ケ残リサ。と書いてある。焦土である。
 夏ハ、シャンデリヤ。秋ハ、燈籠。とも書いてある。
 コスモス、無残。と書いてある。

 

1문단 해석 :

 

 시인이 본업이 된다면 어떤 의뢰가 들어올지 모르니 늘 소잿거리를 준비해둔다. 

[가을을 소재로 해서....]라고 의뢰가 들어오자 옳거니 하고 [あ]단의 서랍을 열자 눈에 들어오는  愛、青、赤、アキ 등 여러가지 노트들. 

그중 アキ 단의 노트를 선택해 조심스레 탐독한다. 

 잠자리. 투명하다...라고 써있다. 

가을이 되면 잠자리도 몸이 약해지고 육체는 죽어 정신만 간신히 살아있음을 가리키는 말 같다. 

잠자리의 몸이 가을 햇살에 투명하게 비쳐보인다. 

가을은 여름 무더위의 잔재.....라고 써있다.  초토화이다. 

여름은 샨드리아, 가을은 등롱...이라고도 써있다. 

코스모스, 무참함...이라고 써있다. 


 いつか郊外のおそばやで、ざるそば待っている間に、食卓の上の古いグラフを開いて見て、そのなかに大震災の写真があった。一面の焼野原、市松の浴衣ゆかた着た女が、たったひとり、疲れてしゃがんでいた。私は、胸が焼き焦げるほどにそのみじめな女を恋した。おそろしい情慾をさえ感じました。悲惨と情慾とはうらはらのものらしい。息がとまるほどに、苦しかった。枯野のコスモスに行き逢うと、私は、それと同じ痛苦を感じます。秋の朝顔も、コスモスと同じくらいに私を瞬時窒息させます。
 秋ハ夏ト同時ニヤッテ来ル。と書いてある。
 夏の中に、秋がこっそり隠れて、もはや来ているのであるが、人は、炎熱にだまされて、それを見破ることが出来ぬ。耳を澄まして注意をしていると、夏になると同時に、虫が鳴いているのだし、庭に気をくばって見ていると、桔梗ききょうの花も、夏になるとすぐ咲いているのを発見するし、蜻蛉だって、もともと夏の虫なんだし、柿も夏のうちにちゃんと実を結んでいるのだ。

 

2문단 해석 : 

 

 언젠가 교외 국수집에서 자루소바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식탁위의 오래된 서랍을 열어보니 그 안에 대지진 사진이 있었다. 

처참한 폐허, 체크무늬 유카타를 입은 여성이 혼자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나는 가슴이 타들어갈만큼 그 참혹한 모습의 여성에게 사랑을 느꼈다. 무서울만큼 색정까지도 느껴졌다. 비참함과 정욕은 상반되는 것일텐데... 

숨이 멎을만큼 괴로웠다.

메마른 들판 코스모스와 마주치자 난 그것과 같은 고통을 느낍니다. 

가을의 아침 공기도, 코스모스만큼 나를 순간 질식시킨다. 

가을은 여름과 동시에 다가온다.....라고 써있다. 

 

 여름 안에 가을이 살며시 숨어서 순식간에 와있는 거지만 사람은 염열에 아무 말 못하고 그것을 간파할 수도 없다. 

귀를 기울여보면 여름이 됨과 동시에 벌레가 울고 있고, 마당에 도라지꽃도 여름이 되면 바로 피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잠자리도 여름 곤충이고 감도 여름내내 서서히 열매를 맺는다. 


 秋は、ずるい悪魔だ。夏のうちに全部、身支度をととのえて、せせら笑ってしゃがんでいる。僕くらいの炯眼けいがんの詩人になると、それを見破ることができる。家の者が、夏をよろこび海へ行こうか、山へ行こうかなど、はしゃいで言っているのを見ると、ふびんに思う。もう秋が夏と一緒に忍び込んで来ているのに。秋は、根強い曲者くせものである。
 怪談ヨロシ。アンマ。モシ、モシ。
 マネク、ススキ。アノ裏ニハキット墓地ガアリマス。
 路問エバ、オンナ唖ナリ、枯野原。
 よく意味のわからぬことが、いろいろ書いてある。何かのメモのつもりであろうが、僕自身にも書いた動機が、よくわからぬ。
 窓外、庭ノ黒土ヲバサバサ這はイズリマワッテイル醜キ秋ノ蝶ヲ見ル。並ハズレテ、タクマシキガ故ニ、死ナズ在リヌル。決シテ、ハカナキ態ていニハ非ズ。と書かれてある。
 これを書きこんだときは、私は大へん苦しかった。いつ書きこんだか、私は決して忘れない。けれども、今は言わない。

 

 

3문단 해석 : 

 

 가을은 교활한 악마다. 여름 동안 완벽하게 몸단장을 해두고 웃으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나만큼 통찰력있는 시인이 되면 그것을 간파할 수 있다. 가족이 여름을 기뻐하며 바다에 갈까, 산에 갈까 등 들떠있는 걸 보면 딱해진다. 벌써 가을이 여름과 함께 숨어들어와있는데.... 가을은 고약한 괴물이다. 

 괴담, 악마, 괴물, 괴물. 

초대, 억새... 그 뒷편에는 틀림없이 묘지가 있습니다. 에바, 여자... 카레노하라..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이 끝도 없이 써있다. 뭔가 메모를 해둘 생각이었나 본데 나 자신도 쓴 동기를 잘 모르겠다.  창문밖, 마당의 검은 흙이 흐슬부슬 기어가고 추악한 가을 나비가 보인다. 흐트러지고 늠름한 덕에 죽지 않고 존재한다. 결정, 덧없는 대부분..이라고 쓰여져 있다.  이걸 썼을 때 난 너무 괴로웠다. 언제 썼을까, 나는 절대 잊지 않는다. 절대, 지금은 말하지 않는다. 

 

 捨テラレタ海。と書かれてある。
 秋の海水浴場に行ってみたことがありますか。なぎさに破れた絵日傘が打ち寄せられ、歓楽の跡、日の丸の提灯ちょうちんも捨てられ、かんざし、紙屑、レコオドの破片、牛乳の空瓶、海は薄赤く濁って、どたりどたりと浪打っていた。
 緒方サンニハ、子供サンガアッタネ。
 秋ニナルト、肌ガカワイテ、ナツカシイワネ。
 飛行機ハ、秋ガ一バンイイノデスヨ。
 これもなんだか意味がよくわからぬが、秋の会話を盗み聞きして、そのまま書きとめて置いたものらしい。
 また、こんなのも、ある。
 芸術家ハ、イツモ、弱者ノ友デアッタ筈はずナノニ。
 ちっとも秋に関係ない、そんな言葉まで、書かれてあるが、或いはこれも、「季節の思想」といったようなわけのものかも知れない。
 その他、
 農家。絵本。秋ト兵隊。秋ノ蚕カイコ。火事。ケムリ。オ寺。
 ごたごた一ぱい書かれてある。

 

마지막 문단 해석 : 

 

 버려진 바다....라고 써있다. 

가을의 해수욕장에 가본 적 있습니까? 물가에 찌부러진 그림 양산이 떠밀려오고 환락의 흔적, 일장기가 그려진 초롱도 버려져있고 비녀, 종이뭉치, 레코드 파편, 빈 우유명.... 

바다는 연적으로 탁해져있고 철썩철썩 파도치고 있었다. 

오가타 3명, 아이들이 있었다. 

가을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그립다. 

비행기는 가을이 최고예요. 

 

이것도 왠지 의미를 잘 알 순 없지만 가을의 이야기를 살짝 훔쳐듣고 그대로 받아적고 있는 느낌이다. 

예술가는 언제나 겁쟁이의 친구인 것이다. 

가을과는 조금도 관계없는 세세한 이야기까지 써있지만 혹은 이것도 [계절의 사상] 같은 걸지도 모른다. 

그 외에.... 

농가, 그림책, 가을과 군인, 가을의 누에, 화재, 여기, 절.... 

빽빽하게도 써있다. 

 

해석이 끝나고 난 다음의 감상 : 

 

 이번엔 뭔가 잘못 걸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페이지상으로는 이전에 했던 "나는 말할 수 있다"보다 짧은 편이라 이 정도라면 금새 끝날 줄 알았는데 이 짧은 내용을 해석하는데 한시간을 훌쩍 넘기다니.... 

고어적인 표현도 워낙에 많아서 검색을 하는데 상당시간을 잡아먹기도 했고 히라가나와 카타카나의 혼용이 심해서 더 헷갈리기도 하고.. 

이제 겨우 단편 2편을 가지고 완전히 멘탈이 초토화되는 경험을 했다고나 할까... 

더군다나 이 부분은 주인공이 자신이 쓸 소설 소재를 메모해두면서 두서없이 아무렇게나 써둔 낙서장과 같은 내용을 시간이 지난 뒤에 자신이 다시 읽어내려가는 부분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표현 자체가 메끄럽지가 않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 하고 고민하며 몇 줄 내려가다 보면 결국 그건 아무 의미없는 낙서였고(그냥 그대로 해석하면 끝...) 말이지.... 

제목은 가을이었지만 내용은 가을과는 전혀 상관없었다는 것이 함정... 

다음엔 글 분량이나 제목만 보고 선택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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