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이 아저씨가 사는 법

10대들은 연말 특선 수능시험, 나는 대체 기말시험

토리랑영원히 2021. 11. 16.

후, 모든 걸 초기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벌써 3번째 재입학한 방통대....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커녕 학교 생활을 영위하기도 힘든 고비가 또 다가왔다. 

다름 아닌 출석 대체 시험과 기말 시험... 

원격 방송 교육을 지향하는 게 우리 학교라서 나같은 직장인에게 초기에는 만만해보이지만 막상 교재를 받아들고 그 내용을 눈으로 익히기 시작하면 학창시절에는 아무리 하기 싫은 공부라도 마음먹고 한번 흝어보면 제법 머릿속에 솔솔 들어오던 내용들이 막상 지금은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도 한번 보고 책 덮으면 방금 전 봤던 내용들은 안드로메다 저 편으로 기약할 수 없는 여행을 떠나고 만다... 

 

시험참고폴더

 

입시 시험은 없지만 내게도 해마다 찾아오는 총 6회의 학교 시험. 

출석 수업을 못들으니 그것을 보강할 대체 시험과 중간 시험, 그리고 기말... 윽... 시험이라는 두 글자를 쓰기만 하는데도 혈압이 올라가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10여년 전에 첫 입할 했을 때도, 또 두번째 입학을 했을 때도 같은 일을 겪고 나서도 잠시 그저 멍하다 정신을 차렸을 뿐인데 대체 시험과 기말 시험 공지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올라와있는 충격이란... -_-

이달 초 들어서자마자 공지를 확인한 뒤 기겁을 하고 일단 기말 과제물 부터 챙기기 시작하고 있다. 

기말 시험 7과목 중 3과목은 과제물인데 틀림없는 기말 시험이면서도 남은 4과목과는 달리 과제물 제출 기한이 이 달 26일까지라는 어마어마한 함정이 설치되어있고 출석 대체시험은 그로부터 일주일 더 앞선 이번 주 토요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 정신 상태는?? 

그나마 학기 초에 걸친 시험이니 시험 범위라도 짧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기말도 아니고 대체 시험부터 교재 80%에 해당하는 내용이 시험 범위라니... 

이것이 정녕 올~~드한 만학도에게 내려진 정당한 시련 맞냐고 신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본고중세사

 

과제물은 이번 주 시험보다 5일 정도 마감 기한이 남아있긴 하지만 내가 직접 영상을 감상하고 찾아내야 하는 과목도 있고 일단 남은 두 과목은 어찌어찌 글을 써내려가다보니 이건 무슨 과제물이 아니라 현사회의 문제점을 교수에게 항의하는 글이 되어버렸다. ㅋㅋ 

이로써 남은 과제물은 남은 한과목만 이번 주말에 대체 시험을 끝내고 난 뒤부터 정리하면 될 것 같은데 남은 뒷 정리를 하느라고 지난 몇 년간의 출제 문제를 풀어보고 본문과 비교를 하다보니 별의 별 생각이 다 엄습해 온다. 

이 나이 먹도록 역사? 우리나라 역사는 커녕 당장 우리 집구석 내력에도 별다른 관심을 안갖던 내가 도대체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몇 천, 몇 백년 전 조상들의 역사는 왜 이렇게 몰두하고 있는 걸까... -_-?? 

 

 

담당 교수님이 열심히 강의해주신 내용과 그림 사진이 첨부된 강의록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한자가 수두룩하게 첨부되어있다는 것(일본 역사과목인데 당연하지, 인간아...). 

 

남의나라 경제문제

 

내 집도 없으면서 남의 나라 주택과 경제 생활을 걱정해주고 있는 내 팔자. 

당장 우리나라에 살면서 내 집 하나 번듯하게 마련 못한 서민 아저씨 주제에 남의 나라 주택 시장 현황은 왜 이리도 뚫어져라 쳐다봐야 하는 것인지.... -_-

요즘 들어 집에 돌아오면 저녁은 먹어야겠고 블로그 포스팅은 해야겠고 시험 공부도 해야겠고 그렇다고 단 1시간의 자유도 역시 포기할 수 없고.... 

내 스스로 선택한 일상의 포화상태가 내 머릿속에 극심한 지진이 일어나게 만든다. 

매번 시작할 때는 내가 이런 도전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와 목표가 너무 또렷하게 내 머리와 마음 속을 꽉 채우고 있었던 것 같은데 늘 중반부쯤 오게 되면 도대체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건지 초심이 돌아오질 않고 어디서 헤매고 있는 걸까.... 

이 고비만 넘기면 다시 제 페이스를 찾을 것 같은데 제발 어제까지의 평상심만 유지하자고 마음 추스리고 난 오늘도 내 오른손이 게임 폴더가 아니라 요점 정리 강의록과 기출 문제들이 담겨있는 폴더를 클릭하도록 이를 악물고 구슬리고 있다... 

제발 웃으며 보람찬 연말을 기대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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