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과 운동의 조화

우리 민족 고유의 음식이자 필수 반찬 김치의 유래

토리랑영원히 2021. 9. 20.

우리는 어딜 가나 김치가 빠지면 제대로 식사를 한 것 같지 않은 기분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하다 못해 양식인 돈까스나 일식 초밥을 먹을 때도 엄연히 단무지나 겨자를 곁들인 장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김치 생각이 간절한 경우가 많은데 만약 이런 증상이 없다면 지인들에게 한국인이 맞는지 의심을 받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에게 친숙한 우리 민족 고유의 음식이자 필수 반찬인 김치의 유래에 대해 알아볼까 하는데 추석도 거의 지나가고 여기저기서 월동 준비를 위한 대화가 오고 가는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김장입니다. 

저는 기성 세대이다 보니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맘 때면 가족 단위, 혹은 동네 이웃 아주머니들이 모여 배추, 젓갈, 소금, 파, 마늘 등 갖은 재료들을 모아놓고 함께 김장 준비를 하던 모습이 눈앞에 보일 만큼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요즘은 시간이 지난 만큼 너무 많은 것이 변한데다가 우리 민족이 만들어낸 음식이라는 김치 마저도 여러 기업체들에서 만든 판매용 김치만 먹고 살다 보니 일반 가정에서 어머니들이 모여앉아 가족들을 위해 김장을 담그던 정감어린 모습을 찾아보려면 저 먼 시골 지역에 가야만 어쩌다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우울한 이야기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이 전통적인 음식은 남더라도 전통을 만들어내던 풍경은 사라질 것을 대비해 그 유래와 그 속에 담긴 가벼운 이야기들을 하나 둘 소개해볼까 합니다. 

먼저 오늘날의 김치를 있게 한 시초는 절임 기술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요즘처럼 음식을 장기간 보관하는 냉장, 냉동 시설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겨울이라고 해도 집안에 두는 음식의 안전성을 100% 보장할 수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금에 절이는 요령을 터득했으며 이것을 출발선으로 요즘 우리가 풍성하게 먹을 수 있는 완성된 김치에 도달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이 음식을 절이는 기술의 기원이 중국의 대표 시대인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다 보니 이 시대적인 부분을 빌미삼아 요즘 중국이 김치까지 자기네 것으로 우기는 발단을 제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보아온 고춧가루가 듬뿍 함유된 붉은 색의 김치가 완성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 적어도 1600년을 전후로 포르투갈 상인들을 통해 고추가 동아시아로 전해지기 이후로 봐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초기에는 아직 매운 맛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 고추는 알 수 없는 잡초에 불과했으며 시간이 좀 자나 음식에 활용하더라도 몇 개 정도 조심스럽게 활용했을 뿐 지금처럼 붉은 빛의 반찬들을 만들어낼만큼 믿을 수 있는 식재료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훗날 1600년대 후반 경신대기근이라는 재난이 닥쳤을 때 갖은 식재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동안 먹을 것 취급을 받지 못하던 고추가 그에 대체되고 젓갈류가 사용되는 등 서서히 김치 속의 감칠맛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합니다. 

몇 백년의 시간이 지나 고춧가루의 인기는 올라가고 그만큼 높은 가격대인 탓에 1950년대 전후 전시기에는 김치에 그리 많이 사용하지를 못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배추 김치가 김치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 중 하나이지만 당시에는 배추 가격이 워낙 비싸서 무우를 적절히 섞어넣거나 했는데 이 역시 도심에서 살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집안 뿐이었답니다. 

우장춘 박사의 품종 개량으로 농업 생산력이 증진됨에 따라 지금의 배추 김치가 완성된 셈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음식은 김치 자체이며 배추 김치는 그 일부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김치란 명칭은 어떻게 완성된 것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원래는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의미의 침채(沈菜)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 이것이 여러 발음적 특성을 타며 팀채에서 딤채로, 다시 짐치에서 김치로 바뀌었다고 추정하는 설이 있습니다. 

현대판 김치 전용 냉장고의 이름을 보면 그 의미에 조금은 더 신빙성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90년대 중후반에 갖은 경제 불황으로 평소 천원 정도 하던 배추 한포기가 5~6,000원으로 급등했던 시절이 문득 떠오릅니다. 

이에 대한 타결책으로 시내 많은 식당에서 손님을 잃을 순 없으니 배추 대신 양배추나 무우로 대체해서 김치를 담가 식단에 내놓았던 것으로 보면 그분들의 지혜가 그리 억측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이지만 저를 포함한 기성 세대들에게는 이 고유 음식을 기억하는 측면이 반드시 음식 자체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시절 가을 학교 일과를 마치고 갓 집으로 귀가하면 우리 어머니를 포함한 윗집, 아랫집 아주머니들이 모두 모여 앉아 배추를 절이고 버무리던 모습은 가족은 아니지만 가까운 이웃들을 하나로 묶는 진풍경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김치는 소중한 음식으로 남아있지만 그 그 소중한 음식을 만드는 풍경을 이제는 대기업의 작업장이나 그것도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위한 봉사의 손길에서나 가끔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게만 느껴집니다. 

요즘은 그 시절에 비해 훨씬 다 다양한 김치를 많은 브랜드에서 만나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해지는 그 맛 속에는 우리 기성 세대가 잊지 못하는 그리운 맛이 빠져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나마 요즘에는 시골에서도 여러 위험상 동네 사람들과 함께 하기보다는 가족들과 축소된 모습으로나마 김장을 담근다고 하니 여러모로 예전의 정감어린 모습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김치의 유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요즘 사먹는 김치들도 맛있기는 한데 큰 차이가 있다면 요즘 세대들의 특이한 입맛에 맞추기 위함인지, 아니면 여전히 비싼 양념인 고춧가루를 대체하기 위함인지 설탕을 너무 들이부어 그나마 가지고 있던 과거의 정취를 더 깎아먹는다는 점입니다. 

시기가 지나면 여러가지 맛의 기준도 변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너무 잘못된 식습관으로 우리 전통 음식의 맛을 무리하게 변화시키는 것도 좀 문제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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