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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 없는 80년대 B급 고전 SF 공포 영화 추천 라이프포스

토리랑영원히 2022. 1. 3.

80년대는 우리나라 영화에 요즘처럼 억억~~퍼붓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존재가 전혀 없던 시절이라 해외에서 수입되는 영화중 특히 SF물은 영화 매니아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장르 중 하나였다. 

지금 보면 엉성함과 엉뚱함의 전형인데 당시에는 메카닉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올법한 내용이 영화속에서 조금이라도 실사화되었다는 것 하나가 큰 볼거리이기도 했다. 

그중에 내가 중학교 다닐 때쯤 동네 여기저기 붙어있던 영화 포스터중 무척 낯뜨거운 포스터가 기억난다. 

바로 라이프포스라는 영화 포스터였는데 포스터 속 전체 배경은 SF스러웠지만 웃통을 훌떡 벗고 끌어안고 있는 정체불명의 남녀가 대문짝만하게 나온 포스터는 내용은 둘째치고 도대체 어떻게 저런 사진이 이렇게 공공연한 장소에 나붙어 돌아다닐 수 있는 거지 하는 의문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영화가 더 황당했던 것은 다름이 아닌 누가 뭐래도 장르는 SF, 공포물로 지금까지 분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라이프포스

 

영화 기본 정보 : 

제목 : 라이프포스

개봉연도 : 1985년(국내는 몇 년 더 지나서...)

장르 : SF, 공포

러닝타임 : 116분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기본 줄거리 : 

우주 탐사중인 처칠호의 승무원들은 어느 날 수수께끼의 신호를 받고 날아간 곳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유리관 안에 잠들어있는 남녀 세명을 발견한다. 

마치 무언가에 홀리듯 남녀를 실어나른 처칠호는 얼마 후 의문의 실종 사고를 당하게 되지만 그들이 실어나를 남녀는 고스란히 지구로 이송되어지고 이후 갑자기 깨어난 세 남녀에 의해 런던은 흡혈 지옥으로 변하게 된다. 

 

수상한 물체 발견

 

처칠호 승무원들이 의문의 신호를 받고 간 곳에서 처음 그들이 맞이한 것은 거대한 박쥐 비스무리한(??) 화석이었다. 

 

미남미녀너무 예쁜 여주

 

그리고 수십년 전 이 영화 포스터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영화를 본 적이 없더라도 이 장면이 나오자마자 아, 그 영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세상에나, 이 영화속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저 중앙에 나온 여배우가 시작부터 끝까지 노상 홀딱쇼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 시절에 친구놈이 줄거리를 얘기해주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중학생인 신분으로 저 영화를 본 놈이 있다는 게 더 신기하군....)

 

칼슨 대령 뿅

 

이 영화의 주요 인물이자 승무원들의 리더격인 칼슨 대령은 이미 띠용... 

 

새로운 비행선

 

세 남녀를 발견하고 얼마 안가서 또 다른 탐사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칼슨 대령이 타고 있던 처칠호의 승무원들이 아니다. 

세 남녀를 발견하고 이송할 무렵 처칠호와의 송신은 끊어지고 실종처리가 된 뒤 시간이 좀 지난 후 다른 탐사선의 승무원들이 처칠호를 발견하지만 승무원들은 이미 모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상태였는데 의문스럽게도 멀쩡한 유리관 속 세 남녀는 이들에 의해 지구로 이송된다. 

 

응큼한 행동

 

지구로 이송되자마자 본색을 드러내고 깨어나는 세 남녀. 

아니, 오히려 지구인쪽이 본색을 드러낸다고 해야 하나... 

 

생기 빼앗기

 

상당히 남주를 밝히는 여주와 동행한 남자들은 다름아닌 외계형 뱀파이어들이었다. 

단, 이들은 혈액을 빨아들이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생기를 빨아들인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좀 더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대개의 사람들이 그냥 도망가면 이들에게 희생당하는 것을 피할 수도 있을텐데 조금만 배시시~~하는 표정으로 유혹하면 바로 아싸라비야~~하고 들이대다가 퍼진다는 게 참.... 

 

흡기 희생자전염시키는중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뱀파이어들에게 혼이나 혈액을 뺏기면 그래도 그들의 영향력을 받아 생전의 아름다움은 지키던데 적어도 저 외계형 뱀파이어들은 그런 배려라고는 0.1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처음 생기를 뺏긴 뒤 2시간 이상 다른 사람의 생기를 뺏지 못하면 그냥 말짱 소멸.... 

 

칼슨 대령 복귀

 

그런데 중반부가 다 되어서야 자신이 그 의문의 홀딱녀와 정신적으로 이어져있다며 다시 등장한 칼슨 대령. 

 

 

 

(어디서 뭐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패트릭 스튜어트 40대 시절??

 

너무 반갑고 안쓰러워서 주연보다 튀는 캐릭터 등장.

무엇보다 여주인 홀딱녀는 다른 남자 뱀파이어들과는 달리 다른 사람을 정신적으로 지배할 수도 있다는데 그 희생양들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바로 위에 나온 저 분. 

엑스맨의 주역 자비에르 교수로 등장하셨던 패트릭 스튜어트 되시겠다. 

그런데 자그마치 37년 전 영화인데 어째 80을 넘긴 지금과 다를 바가 없으신 겁니까?? ㅠㅠ

 

저항 제압강제 키스

 

더구나 이 영화에서는 홀딱녀에게 정신을 지배당한 희생자라는 설정 때문에 그녀의 행적을 알아보기 위한 주역들에게 말도 못할 고초를 겪게 되는데 일단 저항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녀와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 유일한 존재인 칼슨 대령과 강제로 키스를 당하는 굴욕까지 선보이며 왠지 눈물이 앞을 가리는 장면이 줄줄이 이어진다. 

 

해결법 포착

 

그리고 제목에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정말 개연성이라고는 1도 없다. 

우주에서 날아온 의문의 생명체들을 뜬금없이 전설 속 뱀파이어들과 대입시키는 것도 모자라 오래 전에 그들의 심장에 거대한 검을 꽂아넣어 그들을 섬멸했다는 해결책을 외계 생명체들에게 그대로 주입시킨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 무리하다. 

그런데도 당시에는 이런 생각 자체를 해본 사람도 거의 없었다니, 가만 보면 요즘 사람들의 영화 보는 안목이 상당히 많이 업그레이드된 게야... 

 

아비규환

 

중반부를 넘어가면 런던 시내는 거의 외계 뱀파이어들에 의해 쑥대밭이 되어간다. 

하지만 저 아비규환 속 희생자들의 행렬은 뱀파이어라기보다는 좀비라고 보는 게 더 안성맞춤이다. 

좀비물을 만들고 싶었는데 뭔가 생동감있는 아름다운 좀비를 탄생시키고 싶은 마음에 제작자의 무리한 설정이 많이 오간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생기고 내용상으로는 정말 엉성하기 그지 없지만 그 시절 응큼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기성세대들에게는 킬링 타임용으로 적절하다. 

근데 내 경우는 막상 보고 나니 그냥 어떤 내용이었을까를 궁금증으로 남겨두었을 때가 더 나았겠다 하는 생각도 든다. 

뭔가 환상이 깨지고 그 시절 저걸 돈주고 보러 극장까지 달려가 일탈을 즐겼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더군다나 그 시절 10대였던 내 또래들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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